D+533 낮잠 자는 우주는 건들지 말자
낮잠에서 깬 우주의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하다.
퉁퉁 부은 눈
삐죽 나온 입술
세상의 모든 불만을 얼굴에 담은 채 무언의 시위를 벌인다.
"누가 감히 나의 단잠을 깨웠는가."
"난 쉽게 웃는 모습을 보이진 않을게야."
밥으로 급히 달래 보려 했으나 역부족.
결국 동네 커피숍으로 긴급 피신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서도 녀석은 여전히 근엄한 표정으로 묵언수행 중이다.
18개월 인생에도
말로 다 못 할 고뇌가 있는 법인가 보다
아빠 눈엔 그저 화난 찐빵 같아서 귀엽기만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