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회사원 장규일 May 01. 2022

장발 남자로 살아가기(6)

장발 일기 #006

... 그 당황스러운 와중에 '와! 이건 꼭 SNS에 적어야겠다!'라고 생각한 나는 뭘까. 다행히 다음 역까지 가는 와중에 별 탈 없이 잘 뽑을(?) 수 있었다. 지하철을 탈 때도 머리를 잘 묶고 다녀야 한다는 큰 교훈(?)을 얻었다. (장발 일기 #005 편에 이어)



윈터 솔저가 될 테야!!


운동용 마스크가 닳아서 새로 사는 김에 목까지 걸쳐 쓰는 형태의 마스크를 구매했다. 운동 가기 전에 시착 겸 거울을 보다 말고 '오~ 이렇게 쓰고 머리까지 내리니 완전 윈터 솔저 같은데?'라고 했더니, 아내가 날 보며 '이래서 남자들이 문제야. 뭐만 대충 걸치면 진짜 자기가 그런 줄 알아'라며 코웃음을 치는 게 아닌가!

운동할 때 은근히 편한 마스크.


얼굴을 반 이상 뒤덮은 마스크에 머리까지 길러서 가릴 대로 가린 내 모습이 원터 솔저 같다는 건데 대체 왜 욕을 먹어야 하는 걸까. 그 상황에서 뭔가 계속 말하면 말할수록 변명 같고 패배하는 느낌이라 조용히 운동용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땀 흘리며 운동을 하다 말고 문득 시늉이 아닌 몸집도 원터 솔저처럼 키워보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 운동을 마지고 집에 돌아와 글을 적기 위해 이미지를 몇 장 찾아봤는데, 총알이 빗발치듯 쏟아지는 전장에서도 찰랑거리는 그의 장발과 우람한 팔뚝과 어깨가 어찌나 간지가 나던지. 


마블 유니버스 작품들 중에서도 윈터 솔저 편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작품 중 하나다. 원터 솔저 이후 개봉한 마블 작품들은 원터 솔저에 비해 나은지 그렇지 않은지를 끊임없이 평가받아야만 했는데, 그 대단한 마블 작품들 속에서도 단연 빛을 발하는 이 윈터 솔저 편은 작중 윈터 솔저를 연기한 세바스찬 스탠의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라!!

 해당 역할을 위해 그는 직접 머리를 기르고 상당한 벌크업을 했다고 전해진다. 덕분에 캡틴 아메리카와 1:1 맞대결을 펼쳐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후 시리즈에서 짧은 머리로 회귀하고 근육도 줄이면서 존재감도 함께 사라지고 마는데, 물론 작중에 원터 솔저가 아닌 기억을 되찾고 갱생(?)한 버키 반즈라는 느낌을 위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도 아쉬운, 머리 스타일만이라도 장발로 유지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머리스타일부터 수염까지 정말 워너비 스타일

아직 어깨까지 내려오는 윈터 솔저의 머리 기장까진 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데, 여름의 불가마를 꼭 이겨내며 머리를 지켜내고 동시에 몸까지 키워서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면 지금 당한 수모를 꼭 갚아줄 '모양새'가 되길 바라본다. 


말이 나온 김에 올해 핼러윈에 원터 솔저 코스프레를 한 번 해볼까? 


#장발남자로살아가기 #남자머리 #장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