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구테구 작업기 #3
이번에 일산 킨텍스에서 참가하게 되는 경기국제웹툰페어가 2주도 안 남았다. 사실 2주도 안 남았다는 것을 지금 알았다. 2주 남았다고 알고 있었는데, 지금 달력을 확인해보니 2주도 안 남았다. 큰일 났다. 이렇게 비상인 상태에서 태평하게 작업은 안 하고 글을 쓰고 있다. 글 쓰는 게 재밌다. 이것은 사실 정말로 위험한 신호인 것이다. 마치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뉴스가 어느 때보다 재밌게 다가오는 것처럼.
이사를 오고 난 후에 새 집에 적응하며 정리하는 기간을 보내면서, 그리고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세상과 단절됐던 2주간의 기나긴 고요의 기간 동안, 시간의 흐름에 대해 무뎌진 것 같다. 어서 빨리 시계추를 재빨리 감아둬야 할 것 같다.
기왕 이렇게 글을 잡게 된 것, 다시 한번 내일 반드시 해야 할 것에 대해서 적어놓는다. 배정된 부스의 크기가 커서 생각보다 신경이 많이 쓰이고, 생각할 것들이 많아진다. 비어 보이는 공간이 생길까, 조화롭게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 생길까. 머릿속에 VR작업의 촉박한 기한이 깊숙이 박혀있다. 페어 준비마저 초조하게 다가오니 스트레스만 받게 되고, 둘 중에 이도 저도 집중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페어 준비에 있어서, 현재 배치와 관련하여 긴가민가 한 것들은 내일 확실하게 확정을 지어야겠다. 시간을 더 끌어봤자 고민하는 시간만 늘어나게 되는 것 같다. 아쉬운 부분은 다음에 보강하고 발전시키면 부분이고, 버릴 건 버리고 취할 건 취해야겠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애매한 덩어리로, 아직 구체화되어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벌써부터 왜인지 스스로에게 너무 아쉬워서 속이 너무 쓰라리다. 하나하나의 기회를 소중히 하고, 언제나 최선을 다하도록 하자.
코로나 확산세가 멈추질 않는다. 일 3000명대를 바라보고 있으며, 추석 연휴가 반영된다면 더더욱 커질 위험이 높을 것 같다. 그렇다면 페어가 있는 다음 주는 어떻게 되려나. 닭똥 같은 눈물을 똑 똑 흘리며, 오히려 부담 없이 준비하자고 마음을 먹는다. 어서 페어 일들을 확정 지어 깔끔히 준비해두고, 빨리 VR작업에 집중하도록 하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