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방학의 첫날. 월요일. 나는 아이들과 새벽 4시 42분 집을 나섰다. 우리 마을은 BWI공항과 암트랙역이 같은 곳에 있다. 평소에 많이 궁금했는데 드디어 미국에서 기차여행을 하게 되었다.
십 년 전에 보스턴에서 학회참석차 왔다가 암트랙을 타고 뉴욕맨해튼을 다녀간 기억이 있다. 출발지인 보스턴에서는 연착될 이유가 없지만 뉴욕에서 보스턴으로 가는 것은 기차가 저 멀리에서 출발하므로 연착이 자주 된다. 내 기억으로는 한 시간 연착하고 또 한 시간을 더 기다려서 탔던 것 같다.
이날아침도 우리의 170번 기차를 기다리며 설레게 기다렸는데 기차가 지나간 건지 진짜정차하고 떠나간 건지 전광판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말없이 다음기차로 바꿔줬다. 내 생각에는 기차가 그냥 지나간 것 같다. 우리가 플랫폼에 있었는데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 다시 받은 표는 아침 6시 55분 기차였다. 한 시간 반 만에 필리에 도착했다.
역은 굉장히 컸다. 워싱턴 DC의 유니온역처럼 컸다. 역 앞에 길게 뻗은 도로로. 쭉 가면 시청이 나온다. 그 직전에 love sign을 만났고. 시청 쪽으로 가니 바다분수도 있어서 아이들이 한참을 즐겼다. 근처에 쇼핑몰이 있었는데 그 뒤에 유니클로를 발견하더니 아이들이 빨리 가자고 난리다.
짐 이 생기면 여행이 힘들어지니 집에 갈 때 오후에 가자고 설득했고. 좀 참기로 했다. 참는 것도 공부다 얘들아... 하면서
자유의 종도 보고 여기저기 갔다가 다시 유니클로로 갔다. 자주 갔던 도쿄여행이 생각나는지 정말 많이 살듯하지만 일본과 비교해 너무 비싸니까 인당 하나씩만 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