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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파티를 준비하다... STOP

30대의 일 벌이기 - 이놈의 코로나 19 자슥, 조금만 기다리자

한 달 전쯤 30대가 되면서 생긴 고민들 이야기하며, 덕분에 새로운 재밌는 일을 벌여보겠다고 글을 올렸었죠. 


https://brunch.co.kr/@jinnie1991/6


하지만 그 이후 심각한 수준의 국가, 국제 재난 사태가 벌어지면서 각종 행사들이 취소되는 것은 물론이고, 대기업과 스타트업까지 여러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하는 역대급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사태의 원인은 바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 19.



이렇게까지 심각한 사태 전 3월 둘째 주까지는 마스크를 끼고, 어느 정도 조심하면 괜찮았기에.. 그대로 진행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하루에 1000명에 다다르는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대로 모이면 안 되겠다는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이번 사태로 '솔로 파티'는 무기한 연기한 상태지만(3월 진행 예상되지만), 어떻게 진행을 준비하고 있었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어떤 파티를 열지?

저는 막상 파티를 열어본 적도 제대로 참석해본 적도 없습니다. 막상 시작할 때는 '이렇게 다들 소개팅 시켜달라고 하면, 그냥 자리를 만들어줄게 다들 알아서 자만 추해!'라고 했는데 막막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모여서 술만 마시는 모임이 아니고, 어색하지 않게 서로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영화 어바웃 타임에도 파티 장면이 종종 나오죠.

고민하다 생각난 것은 미국 하우스파티. 미국 드리마를 보다 보면 파티문화가 자주 등장합니다. 집에 친구를 부르고, 또 그 친구의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모두 함께 모여서 노는 거죠. 파티의 주인공을 몰라도 괜찮습니다. 그냥 축하할 일이 있으면 축하해주고 신나게 이야기하고 춤추고 노는 그런 문화인 거죠.


하지만 미국의 하우스 파티 문화를 한국에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학교에서 손들고 질문하는 것을 눈치 보고 힘들어하는 한국인들이 모여, 서로서로 이야기하고 놀 수 있을까?

주변 참석 의사가 있는 지인들과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이것도 고객과의 접점인 걸까요?ㅎㅎ) 먼저 그렇게 노는 사람들이 있고, 몇 명씩 호스트로써 끌어주면 가능할 수 있겠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그렇다면 호스트로써 조금 더 편하게 모일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줘야겠다. 예를 들어 한 공간에서는 영화를 볼 수 있게 하고, 한쪽에서는 보드게임과 비어퐁을 하고, 한켠에서는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그럼 이런 장소를 빌리자!




2. 어디서 모이지?

대관이라고는 해본 적 없는데, 어디서 해야 할지 잠시 멈칫했다. 멈칫할새 없이 구글과 초록창에 검색을 시작했더니, 역시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 수많은 파티룸들이 검색되었죠.


네이버 쇼핑까지 장소가 들어갈 수 있을 줄이야!!

하지만 너무 많은 장소들 속에서 혼란만 가중되었습니다. 하나하나 들어갔다가 운 좋게 찾아서 예약해야 하나? 그때 생각난 것이 '스페이스 클라우드'. (광고 아니고, 지인도 없습니다!!)




'스페이스 클라우드'는 파티룸이나 스튜디오 등 원하는 공간을 선택한 후 지역이나 다른 키워드를 넣으면, 관련 대여 공간을 다 모아서 보여주는 서비스입니다. 그럼 솔로 파티에서는 어떤 조건을 충족시키는 장소를 대여해야 할까요?



솔로 파티 장소는...

1. 모이기 편한 장소: 강남

2. 인스타각 나오는 포토존

3. 다트, 보드, 빔프로젝트 등 시설

4. 3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적당한 크기

5. 금액이 적당한 곳....10-30만원 사이?




까다롭다면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싶었는데... 결국 찾았습니다. 양재역 부근에 너무 예쁜 공간에 다트게임, 보드게임, 빔프로젝트까지 있는 공간. 대신 금액을 맞추기 위해서 금토에 하지 못하고 3월 1일 일요일로 공간까지 바로 픽스하였습니다. 


너무 만족스러운 공간에 대관료를 쿨하게(?) 지불해버렸습니다. 이제 진짜 엎질러진 물... 더 이상 피할 수 없다!! 그럼 이 비용들은 다 어떻게 하지...? 기획과 준비는 재미도 퉁칠 수 있지만, 파티 전체를 사비로 할 수는 없는 일. 파티 참가비 산정을 해야겠다.





3. 비용은 어떻게 하지?

만약 내가 파티에 참석한다면 어느 정도 금액일 때 참석하고 싶을까?(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기)

스스로 고민해보다 확신을 위해 참석하겠다던 지인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답은 3만 원. 2만 원 정도면 당연하게 참석할 거 같고, 음식이나 음료 등 부가적인 것들이 있다면 3만 원도 괜찮겠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비용을 고민해보았을 때도 3만 원을 받을 경우, 20명 이상이 되면 대관료뿐 아니라 음식과 음료도 어느 정도 준비할 수 있겠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명수가 많을수록 음식의 양과 퀄리티가 좋아질 수도 있겠다 생각하여 3만 원으로 결정!


그리고 저녁 시간에 모이는데 음식과 음료가 부족할 수 있으니, 각자 음식 혹은 음료 한 가지씩 가져오는 것으로 공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럼 이제 모일 사람들만 모으면 기본 준비는 끝이겠죠?




4. 사람을 모으자!

어떻게 사람을 모을지 고민해봅니다. 처음 파티를 열게 된 취지로 다시 돌아가 보면, 당장은 아니어도 결혼도 고민하게 되는 30대. 다양한 연애를 경험해보고, 이제 핏이 잘 맞는 메이트를 찾고 싶은 30대. 하지만 막상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어려운 현실 속에 있는 30대의 솔로들.


과연 이들을 위한 파티는 어떤 걸까요?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빛나는 solo 파티에 초대 된 것을 축하합니다.

사람을 많이 모으고, 돈을 목적으로 했다면 더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모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무작정 헌팅하는 것과 같은 파티를 만들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어느 정도의 확신과 신뢰를 기반으로 사람을 만나고 싶었으니깐요. 여기서 확신과 신뢰라고 이야기하며 세상이 팍팍한 것 같지만, '흉흉한(?)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경계심을 풀고 시작하고 싶다.'라고 볼 수 있을까요? (물론 지인의 지인 등등 해도 알 수 없는 세상이지만, 작은 확률로라도 경계심을 더 많이 내려놓을 수 있을 테니깐요.)


그래서 이번 솔로 파티는 '지인과 지인의 지인 등등'만 모집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냥 입금 끝! 하면 '마케터, 기획자'가 만드는 파티가 아니죠. 기나긴 설문을 참석 의사와 함께 받았습니다. 질문은 길고 긴데, 내용은 대략 이러합니다.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하고 자연스러운 만남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자의 연애관이니 성향과 취향도 알면 좋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하게 이벤트를 만들거나 호스트로써 자연스럽게 연결해줄 수 있을 테니깐요.





이렇게 하나 둘 준비하고 있던 어느 날..... 신종 코로나 19 사태가 터지며 '솔로 파티'는 3월 말 이후로 밀리게 됩니다. 아직 그다음 날짜는 미정이지만 곧 다시 날을 잡을 수 있길 바라며, 곧 다음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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