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마지막의 추억 포항 바다
딸아이의 2011년 3살의 마지막 육아 스토리가 되었다. 12월의 추억을 만지작만지작 거리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려본다. 2011년 10월 ~ 12월까지는 정말 기억이 많이 없어서 정말 힘들게 글을 이어가는 것 같다. 이번에도 오직 사진으로만 글을 만들어 본다.
아이가 3살 시기에 우리 집 육아 키워드는 엄마와 헤어짐, 분리불안, 어린이집 첫 등원, 폐렴으로 첫 병원 입원, 첫 동물원 사파리 관람 등이 있었다. 오늘의 키워드는 겨울바다이다.
좋고 나쁜 일이 들쑥날쑥한 2011년이었지만 오직 사진으로만 봐도 추억은 쌓여있었던 그런 소중한 한 해를 부모와 아이 모두 보냈다.
여행 카테고리에서의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에 대한 글을 보면 알다시피 한국 내륙에 살고 있는 우리 집은 바다를 보려고 하면 가장 가까운 장소가 포항 그리고 경주이다. 경남에 남쪽 바다를 보러 갈 수도 있지만 조금 더 멀고, 남해바다는 동해바다보다 맑고 웅장함이 없다. 2011년의 마지막 12월에 우리 가족은 추워서 아무도 찾지 않는 포항 겨울바다에 갔었다.
정말 추워서 아무도 없었다. '이런 생각이 없는 가족들을 보았나?' 할 수 있지만 저 시기에는 딸아이와 아내가 무척 바다를 보고 싶어 했다.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그럼 잠깐 다녀오자고 해서 간 겨울바다였다. 사진으로 봐도 아내가 신이 났다. 먼저 백사장을 총총 뛰어가버렸다. 아직 딸아이는 엄마가 신나서 바다를 향해 뛰어가는 것을 모르는 듯.
이제야 엄마가 앞서 바다로 간 사실을 본 딸아이는 엄마를 향해 총총 뛰어가는 장면이다. "엄마~ 나도 같이 가요~" 멀리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이 우리 가족을 반기고 있었다.
작은 딸아이가 앞서 시원한 바다를 왔었지만, 아무도 없는 춥고 파도가 매서운 겨울바다는 신기한 듯 바다를 엄마와 함께 감상 또 감상을 했다.
아빠와 손을 꼭 잡고 겨울 바다를 구경도 했다. 오뚝이 같이 생긴 검은 남자가 아빠인 본인이다.
몹시 추운 겨울 날씨라서 그리 오래 바닷가에 머물 수가 없었다. 그래도 딸아이는 아쉬운지 겨울 바다 백사장의 모래를 만져보고 싶었나 보다. 무척 차가워도 좋았었나 보다.
이 맘때쯤에는 우리 부부는 커피 마니아가 아니었다. 그래서 누구라도 흔히 가는 카페를 자주 안 갔었다. 그러나 추운 겨울바다에서 꽁꽁 얼은 몸을 녹이기 위해서 아니 딸아이를 위해서 해수욕장 바로 근처에 있는 카페에 갔었다. 그리고는 딸아이를 위한 따스한 핫초코와 우리 부부를 위한 커피를 주문해서 몸을 녹였다. 딸아이의 핫초코 컵에 시선을 보고 '너를 꼭 먹고야 말테야!'라는 표정이 귀엽다.
엄마가 직장이 말을 많이 하는 서비스(금융) 업종이다 보니, 자동적으로 태교가 되었을 것이다. 딸아이는 정말 말을 빨리 했다. 3살 때에도 의사소통을 거의 99.9%를 했을 정도였으니, 그리고 말을 빨리 한 만큼 한글에 대한 관심도 정말 많았다.
그만큼 우리 부부는 딸아이의 질문을 항상 실시간으로 대답을 해주고 공감을 해주었다. 그러다 보니 자동적으로 책을 자주 보는 딸아이였다. 짧게 즉흥적으로 온 겨울바다 여행이지만 책 1권을 들고 나올 정도였으니, 카페에서 핫초코로 몸을 녹인 후 엄마 앞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진을 보고 우리 아이가 저맘때쯤 저랬구나 라고 회상을 해본다.
이제 우리 아이의 3살의 마지막 육아 스토리를 마친다. 다음에 있을 4살 때의 육아 스토리를 어떻게 이어나갈지? 스스로 우격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