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악음악
건반악기 음악: 토카타, 모음곡, 오르간 음악
바로크 시대의 건반악기 음악은 대부분 즉흥적 양식이었으며 토카타, 판타지아, 전주곡이라는 용어가 혼재되어 사용되었다. 즉흥적 양식의 건반악기 음악은 실내악에서는 하프시코드로 연주되었고, 교회에서는 오르간으로 연주되었는데 하프시코드 연주에서는 꾸밈음이나 트릴이 자주 등장한 반면에 오르간에서는 지속음과 다양한 화음들이 주로 사용되었다.
토카타 (toccata)는 원래 '건드리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동사인 'toccare'에서 유래했으며, 형식과 규모가 다양하였고 즉흥연주의 성격이 강한 건반악기 양식이다. 토카타 양식의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프레스코발디가 있으며, 그는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 건반음악 작곡가의 최고 거장이었다. 그는 그의 작품집에서 연주자들에게 개개인의 음악적 상상력과 즉흥성을 최대한으로 표현해줄것을 요청하였으며 바로크 시대에 유행하던 화려한 스타일의 장식음과 화음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한편 춤음악으로 구성된 모음곡 (suite)는 바로크 시대의 기악음악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었으며 17세기 중반부터 일종의 패턴이 정해진 춤음악 모음곡들이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바로크 시대에 표준화된 모음곡의 순서는 알르망드 (Allemande)-쿠랑트 (Courante)- 사라방드 (Sarabande)- 지그 (Gigue) 였는데, 알르망드는 4/4박자의 춤곡이며, 쿠랑트는 3박자의 춤곡이고, 사라방드는 스페인식의 3박자의 우아한 춤곡이며, 지그는 영국에서 들어온 12/8박자 계역의 춤곡이다. 모음곡이 시작되기 전에 간혹 전주곡인 프렐류드 (prelude)가 연주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프렐류드는 악보에 기보되지 않은 채 즉흥적으로 연주되는 경우가 많았다.
독일에서는 루터교 지역을 중심으로 오르간 음악이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독일의 오르간 음악은 루터교의 코랄 선율에 기초한 음악과 자유로운 형식의 작품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북스테후테 (Dietrich Buxtehude)가 있다. 북스테후테는 북독일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였으며, 예배 음악을 위한 오르간 음악을 주로 작곡하였는데 그의 오르간 음악은 후대의 J.S.Bach 및 다른 바로크 작곡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북스테후데의 뛰어난 음악성을 보여주는 작품은 <24편의 프렐루디움>인데 대부분 페달 성부가 따로 있어 전문적인 오르간 연주자만이 연주할 수 있는 곡이었다. 또한 프렐류드와 코다의 마지막 부분에서 긴 오르간 페달 포인트가 등장하는데 극적으로 긴장감을 주는 동시에 오르간 연주자의 화려한 기교를 과시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였다. 17세기 독일에서는 자유로운 형식의 오르간 작품을 프렐루디움과 토카타라고 불렀는데, 프렐루디움에서는 자유로운 양식과 푸가 부분이 여러번 교대되고, 토카타에서는 긴 푸가 부분이 한 번만 등장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바흐의 건반악기 음악: 골드베르크 변주곡, 푸가
바흐는 일생동안 교회 오르가니스트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건반악기 음악을 작곡하였다. 그의 건반악기 작품중에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있는데, 이 곡은 서정적이면서도 우아한 느린 템포의 사라방드 주제에 의한 30개의 변주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3의 배수에 해당되는, 예를 들어 3번, 6번, 9번, 12번 등의 변주곡마다 카논이 등장하며, 골드베르크라는 제목은 바흐 자신이 붙이지는 않았고 카를 폰 카이저링크 백작이 자신의 불면증으로 인해 바흐에게 수면제 대용으로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바흐에게 의뢰했고 백작이 고용하고 있던 클라비어 연주자 이름이 골드베르크라는 데서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것이었다.
한편 바흐는 푸가 기법을 최고로 완성시킨 작곡가이기도 한데 그의 작품 <푸가의 기법>은 푸가 기법을 매우 체계적이면서 조직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중에 하나이며, 하나의 단순한 기본주제가 점점 복잡하면서 심오한 주제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는 기존의 프렐류드와 푸가양식을 그의 작품에서 본격적으로 분리시켰는데 그의 작품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에 수록된 프렐류드와 푸가가 짝을 이루고 있으며, C장조에서 B조까지 반음씩 상행하는 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이탈리아 소나타: 독주 소나타, 트리오 소나타, 교회 소나타, 실내 소나타
소나타 (sonata)라는 단어는 본래 이탈리아어 동사인 sonare (연주하다)라는 데서 유래했으며 노래하다라는 의미이 칸타타 (cantata) 에 대비되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전형적인 바로크 시대 소나타는 주로 하나 혹은 두 개의 높은 성부 선율 악기와 바소 콘티누오로 구성되었다. 선율 악기가 한 대인 경우 독주 소나타라고 불렀으며, 두 대인 경우 트리오 소나타라고 불렀는데 트리오 소나타의 경우 실제 연주에서는 첼로가 베이스 선율을 연주하고, 하프시코드나 오르간이 화음을 채웠기 때문에 실제 연주자는 네 명이었다.
한편 바로크 시대 초기의 소나타는 주로 교회 음악을 위해 작곡되었는데, 17세기 중반부터 교회 음악 뿐만 아니라 세속 음악을 위한 소나타가 작곡되기 시작하였다. 교회 음악과 세속 음악을 구분하기 위해 교회에서 연주되는 소나타를 교회 소나타 (sonata da chiesa)라고 불렀으며 세속 소나타는 실내악이라는 뜻을 붙여 소나타 다 카메라 (sonata da camera)라고 불렸다. 그러나 교회 소나타라고 해서 꼭 교회에서만 연주되었던건 아니고 다양한 소규모 모임에서도 연주되었다.
이탈리아 소나타 작곡가의 대표저긴 작곡가로는 아르칸젤로 코렐리 (Arcangelo Corelli)가 있는데 그는 원래 바이올린 연주자로서 유명했으며 더블 스톱같은 바이올린 연주 테크닉의 향상에도 공헌을 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탈리아 소나타 음악을 작곡하였다. 그의 소나타 음악은 완벽한 조성 체계로 구성됨과 동시에 통일성이 뛰어나며 절제되고 균형잡힌 선율과 화성이 특징적이다.그러나 그의 독주 소나타에서는 바이올린의 비르투오소적인 요소를 강조하기도 했으며, 풍부한 텍스쳐와 템포, 리듬, 조성등의 대조를 표현하기도 하였으며, 그의 소나타 작품은 바흐, 헨델의 기악음악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https://www.youtube.com/watch?v=Wogo52iFeB0&t=22s
바로크 협주곡: 독주 협주곡, 합주 협주곡, 리토르넬로
17세기 중반까지만해도 '콘체르토'라는 용어는 주로 성악을 포함하는 대규모의 합주곡을 의미했지만, 18세기부터는 '콘체르토'가 한 명 혹은 소수 그룹의 독주자들이 오케스트라 그룹과 협연하는 연주곡을 의미하기 시작했다. 독주 협주곡은 하나의 악기가 오케스트라 그룹과 대조를 이루며 합주 협주곡 (콘체르토 그로소)은 독주 악기들의 실내악 그룹과 대규모 앙상블인 오케스트라 그룹으로 구성된 협주곡을 의미한다. 독주 악기는 '솔로'라고 부르며, 독주 악기 그룹은 '콘체르티노' (concertino)라고 부르며, 대규모의 오케스트라 그룹은 '리피에노' (ripieno) 혹은 '투티' (tutti)라고 부른다.
콘체르토 양식에서 중요한 형식중에 하나는 리토르넬로 형식인데 리토르넬로는 후렴 혹은 반복구라는 의미이며, 리토르넬로 사이에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리토르넬로 형식은 일반적으로 바로크 협주곡의 첫 악장과 마지막 악장에 쓰였으며, 리토르넬로 부분에서는 대규모의 관현악 파트가 등장하며, 투티로 연주되는 반면에 에피소드 부분에서는 솔로 악기가 주로 연주된다.
한편 바로크 협주곡의 발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작곡가는 비발디 (Antonio Vivaldi)인데 그는 세 개의 악장에 빠르기의 대조를 부여하고, 리토르넬로 형식에서 유기적인 솔로 부분과 투티 부분의 구성 및 조성, 화성, 리듬, 텍스처, 음량등에서 대조성을 부여함으로써 극적인 바로크 시대의 협주곡 양식을 구현하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7E-RTI-H2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