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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운서 Apr 20. 2021

자칭꼰대교수의단짠단짠 면접 피드백

8주 차. 면접(3)


제가 저희 뷰티매니저과 학생들에게 낸 중간고사는 지필 시험이 아닌, 면접 영상을 촬영해서 제출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교수는 과제만 내면 되는 줄 알았는데!...55명의 학생들이 제출한 면접 영상을 보고 평가하는 데 주말 이틀을 꼬박 다 보냈었네요.      


전에 자기소개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제가 실제로 저희 학생들에게 평가 후에 줬던 피드백들을 공통적인 몇 가지 문제들로 묶어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저희 학생들이 받은 피드백이지만 면접에 있어서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어려워하시는 부분에 대한 분석과 개선 방향까지 담겨 있으니까요. 아마 여러분의 면접 준비에도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1. 내 답변의 핵심을 가장 먼저 말하기     


-스토리텔링을 잘한다는 건 분명 강점이에요. 다만, 너무 면접 답변이 다 스토리텔링처럼 가다 보니까 막상 핵심 내용이 앞이 아니라 끝에 있어요. 나는 이 답변을 끝까지 집중해서 듣지만 실제 면접관에게 그런 관용을 기대해서는 안 돼요. 내 말을 듣고 싶게 만들려면 내 말의 결론, 답변의 핵심을 가장 앞에 둬야 합니다.    

 

-‘어디든 즐겁게 만들 수 있는 분위기 메이커’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거였잖아요. 그런데 그 말이 답변에서도 무려 1분 30초도 더 지나서 나와요. 그 앞에 말하는 예시도 분위기 메이커라는 걸 뒷받침해주는 내용인가 싶기도 하고요. 본인이 분위기 메이커를 할 수 있다는 걸 제일 앞에 말하고 그 뒤에 조금 더 어울리는 사례를 붙이는 구성이 좋을 겁니다.           


 

2. 주장한 건 반드시 근거를 덧붙이기     


-면접을 볼 때 “내가 어떤 사람이다.”라고 주장했다면 거기에 대한 근거가 반드시 필요해요. 본인의 강점을 열거식으로 몇 개를 이야기하고는 답변이 끝났어요. 많은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만 하는 사람보다 하나의 강점을 말하고 확실히 논증하는 사람이 훨씬 신뢰가 갑니다. 하나만 보면 본인이 리더십이 있다고 했으면 그 리더십을 발휘하거나 인정받은 사례가 필요해요. 하다못해 중고등학교 때 학급회장을 했었다는 것이라도 말이죠.     


-답변 내용이 너무 짧아요. 그런데 왜 짧은지 보니까 대부분의 답변이 주장만 있고 근거가 없어요. 일단 답변이 짧으면 불성실해 보일 수도 있고 거기에 주장한 것에 대한 근거가 없다면 말한 내용을 신뢰하기도 힘들어요. 주장한 것에 대해 근거만 하나씩이라도 덧붙인다면 훨씬 더 좋을 것 같습니다.         


 

3. 말하는 내용과 표정을 일치시키기     


-표정을 말하는 내용과 맞춰야 해요. 본인 스스로를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막상 그 말을 하는 순간에도 표정이 어두워요. 그러다 보니 장점이 아닌, ‘걱정이 많다’는 단점에 훨씬 더 고개를 끄덕거리게 돼요. 표정은 내가 말하는 내용에 대한 최소한의 근거예요. 반드시 일치시켜야 합니다.     


-면접 볼 때 표정이 밝은 건 분명 강점입니다.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표정이 너무 밝은 건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아요. 어두운 이야기를 한다고 표정까지 어두워질 것까지는 없지만 조금 더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4. 비격식체의 사용     


-면접관이 군대 상관은 아니지만 ‘면접’이라는 상황은 분명 공적인 말하기 상황입니다. 비격식체인 ‘-해요’체를 아예 안 쓰는 건 당연히 어색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문장이 ‘-해요’체로 끝나면 안 돼요. 비격식체를 ‘비격식’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습니다.     


-콧소리도 꽤 있는 목소리에 톤도 높고 기본적으로 말을 귀엽게 하는 편인데 마지막까지 비격식체를 사용하면서 “하는데요오~” 이런 식으로 물결까지 타니까 과장 조금 보태서 귀여운 유치원생이 와서 면접 보고 있는 느낌이에요. 일을 하기 위한 면접이니 만큼 내가 지원자가 아니라 이미 훌륭한 스타일리스트가 되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임해봐요.           



5. 제스처, 몸의 움직임   

  

-답변을 할 때 제스처가 너무 많아요. 면접은 제스처 면에서는 스피치와는 좀 다릅니다. 자연스럽게 잘 쓸 수 있다면 물론 제스처를 써도 좋아요. 하지만 그런 경우라 하더라도 너무 많은 제스처는 좋지 않습니다. 차라리 아무 제스처가 없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어요. 제스처를 쓰고 싶다면 횟수를 많이 줄여서 꼭 필요한 부분에서만, 그리고 웬만하면 손이 가슴 위쪽으로 올라오지 않게 쓰는 게 좋습니다.     


-제스처를 쓰려면 확실히 쓰고, 안 쓸 거면 확실히 잘 잡고 있으면 좋겠어요. 계속 밑에서 살짝살짝씩 움직이는 게 소위 말하는 ‘시강’을 하네요. 당연히 긴장이 되겠지만, 그리고 면접관도 당연히 우리가 긴장했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그래도 그걸 너무 티 내는 건 좋지 않아요.     


-답변하는 내내 다리를 떠는 게 보여요. 이게 참 신기한 게 최대한 신경을 안 쓰려해도 한 번 인식이 되면 계속 신경이 쓰이는 거 있죠? 긴장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팔로 살포시 다리를 눌러서 떨지 않게 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목도 살짝 거북목인데 어깨랑 허리까지 다 굽어 있어요. 건강을 위해서도 체형 교정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건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면접 때 조금이라도 더 신경써서 허리라도 펴고 있기를.      


    

6. 시선처리     


-시선이 너무 불안정하게 왔다갔다해요. 면접관과 눈을 맞추면서 말하는 게 좋지만 너무 긴장되거나 하면 인중이라든지 턱, 볼 등에라도 시선을 두고 말해야 해요. (물론 면접관이 한 명이라면 그러면 안 되겠지만요.) 시선이 왔다갔다 하면 면접관은 당연히 답변의 내용을 신뢰하기 어려워집니다.          



7. 자연스러움     


-답변을 너무 다 외워서 하려고 안 했으면 좋겠어요. 스피치와 웅변의 가장 큰 차이는 자연스러움이라고 말했었죠? 그중에서도 제일 자연스럽게 말해야 하는 게 면접이에요. 면접관과의 대화인 거잖아요. 너무 외워서 완벽하게 하려는 것보다 오히려 작은 실수하고 인간미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나아요.      


-면접인데 전혀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안 들어요. 외운 걸 떠올려서 말하기에 급급한 느낌. 그러다 보니 시선도 계속 위에 떠있고 말은 갈수록 빨라지고... 말하기에 강점이 참 많은데 그게 다 사라진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어요. 외운 걸 까먹어도, 말을 더듬어도 됩니다. 원래 갖고 있는 강점을 보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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