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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able Jun 11. 2024

1. 나의 퇴사, 그리고 갭이어 이야기

2년 간의 회사 생활, 그 과정과 이후의 이야기

나의 2년 간의 첫 정규직 회사 생활이 끝났다.

1년은 신이 나서 내가 가진것보다 많이 쏟아냈고,

1년은 소진되어 가진 것이 없음에도 쥐어 짜내며 살아갔다.


‘내려와서 천천히 생각해봐‘ 라는 어머니의 말씀만 듣고,

무작정 바다가 있는 고향으로 내려갔다.

회색 빛 지하철이 가득한 서울을 떠나,

자연과 생기가 가득한 곳에서

건강한 음식과 좋은 것들을 보며 생기있게 지내고 싶었다.


처음엔 어려웠다.

플래너에 해야할 일을 적고 월 단위, 주 단위, 시간 단위로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하고 싶은 일‘을 적고,

그때그때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하고싶은 활동들을 하는게 익숙치 않았다.

무언가 열심히 노력해야 할 시기에,

나 자신에게, 그리고 나의 시간에게 죄를 짓는 것 같았다.

그 시간들을 낭비하고 흘려보내는 것 같았다.


나에겐 하고싶은 일을 ‘할 용기’,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될 용기’가

절실했다.


그동안 살아온 나의 방식과는 많이 다른

삶의 태도가 필요했다.

어릴 적 나는 남들이 보기엔 모범생일 순 있어도,

공부는 잘해도 내 앞길에는 고집있는,

선생님들로부터 예쁨받지는 않지만 뭐라 하시지는 못하는 그런 학생이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데 있어 가능성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 학창시절에는 즐겁고 행복하게 공부했다.


하지만 내 안에 깊숙히 자리박혀 있던 ’인정 욕구’를 해치워야했다.

누군가의 좋은 딸, 친구, 사회적으로 그럴듯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내 안의 소리와 하고싶은 일들에 귀를 기울이고,

나의 잠재 가능성과 능력을 적절하게 발견하고 수련하는,

다시 걸어나갈 힘이 필요했다.


회사에 일찍 들어간 이유도 나의 꿈을 위해서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뒤쳐지지 않고 나중엔 더 좋은 위치에 서있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

그렇게 바쁘게, 성취와 인정 욕구를 채우고 사니 1년은 행복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1년은, 하나 둘 다른 곳에 취업하는 친구들을 보기 시작하면서 비교하며 스스로를 불행 안에 가두었고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방향성을 제대로 정립하지 않고 불안감에 실행한 많은 시도들은 실망을 낳았다.


나의 삶, 그리고 나에 대한 다시 한번의 고찰과,

삶의 방향성, 속도, 태도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했다.


인간 수명이 늘어나고,

사회로 나가는 시기는 늦어지지만 퇴직 시기는 일러지는 과도기적 상태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20대를 더불어, 40대, 50대 할 것 없이,

지금껏 살아온 삶의 목표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의 방향성에 대해서 방황하는 첫 세대라고 생각한다.


나의 이야기가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시행착오, 실패, 또는 극복담이 될 수도 있지만

이를 통해 누군가의 삶에 조금의 생각 정립 또는 위로가,

동시에 현재, 미래 세대의 나아감에 있어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삶에 대한 방향성, 휴식을 취함에 있어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이야기가 힘이 될 수 있길.


내가 가장 좋아했고, 힘이 됐던 책의 구절로 첫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싶다.

“우리는 이것을 ‘일과 삶의 영점 조절의 시간=갭이어’라고 부른다.“

-‘우리는 아직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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