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데이 원카드 스토리텔링 팁
습작생들의 극본을 읽다 보면 자주 혼란스럽다.
1장에선 A의 독백, 2장에선 B의 회상, 3장에선 C의 심리 묘사.
독자는 누구를 따라가야 할까? 대체 누구의 이야기인가?
시점은 선택이 아니라 약속이다. 관객과 맺는 계약이다. "
당신은 이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볼 겁니다." 이 약속을 어기는 순간, 관객은 길을 잃는다.
록키를 보자. 처음부터 끝까지 우린 록키의 시점에 있다. 에이드리언이 펫샵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른다. 아폴로가 링 밖에서 뭘 준비하는지도 모른다. 우린 오직 록키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만 안다. 그래서 집중할 수 있다. 그래서 몰입할 수 있다.
그래비티는 더 철저하다. 90분 내내 라이언 스톤과 함께 우주에 갇혀 있다. 지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구조팀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우린 그녀가 아는 것만 안다. 그녀가 두려우면 우리도 두렵다. 그녀가 포기하면 우리도 절망한다. 시점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브레이킹 배드도 마찬가지다. 5시즌 내내 우린 월터 화이트를 따라간다. 행크가 DEA에서 무슨 수사를 하는지, 제시가 혼자 있을 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보여주지만, 그건 모두 월터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범위 안에서다. 축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왜 습작생들은 시점을 왔다 갔다 하는가? 모든 캐릭터를 공평하게 다뤄야 한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아니다. 주인공은 하나다.
관객이 따라갈 사람은 한 명이다. 나머지는 주인공의 여정을 돕거나 방해하는 조연일 뿐이다.
독백과 회상도 마찬가지다. 누구의 기억인지 명확해야 한다.
A의 회상 중간에 갑자기 B의 기억이 끼어들면? 관객은 혼란스럽다. 이건 누구의 머릿속인가? 이건 누구의 감정인가?
오늘 당신의 극본을 펼쳐보라. 독백은 누구의 목소리인가? 회상은 누구의 기억인가? 관객은 지금 누구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가?
만약 세 장면마다 시점이 바뀐다면, 당신은 극본이 아니라 옴니버스를 쓰고 있는 거다.(*그런 장르도 있지만 일단 기본을 알고 익혀라.)
주인공을 정하라. 그의 눈으로 세상을 보여줘라. 시점을 고정하라. 그래야 관객은 길을 잃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