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적기, 바로 '그때'
동네 과일 가게에 반질반질 주홍빛 감이 쌓였다. 지난 추석, 사과와 오이, 메추리알을 함께 넣고 옛날식 과일 샐러드를 만들려 겨우 찾은 감은 푸르뎅뎅했다. 특유의 달큼함은 없고 그저 조금 덜 알싸한 무 같았는데 이제야 철이 됐나 보다. "오늘이 딱이야, 지금이 제일 맛있어." 가게 주인의 목소리에 발걸음이 멈춘다. 아직 소비하지 않고 방치된 감 몇 알이 집에 남아 있다. 한 달 전보다 '지금이 제철'이라는 건 분명하지만, 선뜻 지갑에 손이 가지 않는다. 아직 내겐 때가 아닌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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