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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재식당 by 안주인 Jan 05. 2022

24절기 - 소한 | 안재식당 최애 계절메뉴, 굴솥밥

‘작은 추위 (小寒)' 라는 뜻이지만 실제 한반도가 가장 추운 때

절기마다 '제철 음식'을 주제로 글을 써보려한다. <안재식당>은 개업한지 어느덧 1000일이 지났고, 안선생은 그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안재식당마감일기'를 써냈다. 하루 종일 밥 짓고 와서도 또 먹을 궁리만 하고, 푸드 콘텐츠만 봐대는 사람. 누가 뭐래도 음식에 진심인 사람과 함께 사는 '서당개' 자격으로 시작한다.


우리집에서 기록하는 역할은 역시 내 담당이니까.

내 꿈은 글 쓰는 자아를 지키는 삶이니까.

'안주인'의 숨겨둔 부캐는 '푸드라이터'니까.




태양의 황도상 위치에 따라 계절적 구분을 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24절기'. 연중 '계절감'을 도드라지게 챙겨볼 수 있으니 '농사력'으로 사용했다는데 '제철'을 놓치지 않고 사는 것만으로도 현재를 진하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한 해 가운데 가장 춥기 때문에 '겨울다운 겨울'이라 불리우는 '소한(小寒)'은 계절의 농도가 가장 짙은 때인지도 모르겠다. 이 계절, 가장 맛이 무르익는 제철 식재료가 있으니! 바로 '굴'이다.







<안재식당>을 오픈하기 전에, 굴굴 거리며 먹고다닌 굴 예찬론적 기록을 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안재식당> 오픈 후, 메뉴판에는 없지만 제철 식재료를 활용하여 때때로 바뀌어 내는 '계절 메뉴'중에서 최애는 단연 '굴솥밥'이다. 겨울이 제철이니, 겨울에만 만날 수 있다. 인생은 타이밍. 맛있는 음식은 때를 잘 만나야 한다. 

(좌) 2019년 / (우) 2020년
2021년 ver. 안재식당 겨울메뉴 굴솥밥
오통통 굴이 잔뜩, 제주 월동무, 좋은 쌀로 갓 지어낸 솥밥의 자태

산지직송 식재료 공수가 많은 <안재식당>은 겨울이 되면 '거제'와 통화가 잦다. '통영 굴'의 이름 값이 높지만 거제 역시 통영 바로 옆 청정해역으로 우리나라 굴양식의 지분이 높다고 한다. 그 곳에는 안선생 친형의 친구 어머니(형친엄)께서 굴양식하며 직거래 도움을 주고 계신다. 


"당일 조업 당일 발송"의 원칙을 꼭 지켜주시는 어머니 덕에 압도적 싱싱함을 지킬 수 있다. 깔끔하게 손질해서 보내주시는 것도 매력에 한 몫 한다. 굴이라는 식재료는 신선도 부담이 있지만 이물질 관리도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좋은 식재료 공수처 덕에 그 어려움을 해결했다. 


그럼 '좋은 쌀로 갓 지은 솥밥' 위에 굴을 올리기만 하면 되나? 비법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제주 월동 무'! 무 역시 겨울이 제철이다. 지나간 계절의 양분을 흠뻑 머금은 겨울의 무는 단단하면서 시원한 감칠맛을 더한다. 굴과 무의 궁합도 참 좋은데 적당한 간과 참기름 향을 보태면, 그야말로 굴떡굴떡 들어가는 굴솥밥이 완성된다. 






밥 짓는 안선생의 취미이자 특기가 있으니, 바로 '전 부치기'다. 시그니처 메뉴인 '송화버섯전', 전설로 남은 '배추전', 청하면 지금도 가능할 '가지전', 특별 식재료였던 '천마전', 신혼때 나를 홀렸던 '감자전'등. 


따라해보려고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기름은 얼마나, 불조절은 어떻게, 망가뜨리지 않고 언제 뒤집을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니 그건 레시피로 충분히 설명되지 못하는 그의 재능, 육감의 영역일테다. 밥 짓는 일이 '물조절'의 일이라면, 전 부치는 일은 '불조절'의 일이 아닐가 싶기도 하고. 


태국 방콕 여행 중 먹었던 '어쑤언'


그런 안선생이 부치는 굴전이란? 안재식당의 단골 손님중, "인생 굴전을 먹었다."고 엄지척을 해주신 분도 계시다는데. 계란을 풀고 전분도 풀어 약간 '어쑤언'같은 느낌을 추구하신단다. 방콕 여행 중 우리는 딱 한 번, '어쑤언'을 먹었는데 이게 참 기가 막혔다. 한 번이라도 탐한 음식은 또 기가 막히게 구현해 내는 것이다. 본인의 해석대로. 


겉바속촉의 전형, 안재식당 굴전



추위를 견디며 어떤 역경도 이겨 내라고 "소한 추위는 꾸어가라"고도 했단다. 오늘이 지나면 또 언제 그렇게 추웠지? 싶은 날들이 올 것이다. 이 겨울, 꿀맛 같은 굴 챙겨 먹으며 계절을 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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