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가 필요하다는 건,
이미 마음이 한 번은 무너졌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아직 버티고는 있지만
이전의 나로는 더 이상 앞으로 갈 수 없을 것 같을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지?”
이럴 때 영화는 정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지금의 나를 이해해주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래서 변화는 언제나
영화가 끝난 뒤, 조용히 시작된다.
이 영화의 변화는 아주 작다.
인생이 완전히 망가진 두 사람이
길거리에서 음악을 녹음하기로 결정하는 것,
그게 전부다.
하지만 《비긴 어게인》은 말한다.
새 출발은 언제나 거창할 필요가 없다고.
다시 시작한다는 건
완벽해진 다음이 아니라,
망가진 상태 그대로 한 번 더 해보는 것이라고.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삶을 다시 크게 바꾸고 싶어지기보다는
오늘 하루를 조금 다르게 살아보고 싶어진다.
그게 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위로다.
《인턴》은 나이와 변화에 대한 영화다.
은퇴한 뒤 다시 사회로 돌아온 한 남자와
성공했지만 지쳐버린 한 여자의 이야기.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인생은 한 번의 전성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아주 부드럽게 건네기 때문이다.
변화는 젊을 때만 가능한 게 아니고,
실패한 뒤에만 필요한 것도 아니다.
때로는 잘하고 있는 삶 한가운데에서도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하는 순간이 온다.
《인턴》을 보고 나면
지금의 나이가, 지금의 위치가
변화를 가로막는 이유는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이 영화는 시간을 되돌리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시간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영화다.
주인공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가졌지만
결국 깨닫는다.
인생을 바꾸는 건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아니라
오늘을 대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어바웃 타임》이 진짜로 말하고 싶은 변화는 이것이다.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는 것.
같은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내일을 바꾸고 싶기보다
오늘을 잘 보내고 싶어진다.
변화가 절실한 순간에
우리가 정말 필요한 건
‘대단한 각오’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조금 덜 미워하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만약 요즘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면,
이 중 한 편을 골라
조용히 끝까지 봐도 좋겠다.
변화는 늘
영화가 끝난 뒤,
아주 작은 마음의 움직임에서 시작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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