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늘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조금 더 잘되면, 조금 더 여유로워지면,
지금보다 나아지면 찾아올 것 같아서
우리는 오늘의 행복을 자꾸 뒤로 미룬다.
그런데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행복은 조건이 갖춰진 뒤에 오는 보상이 아니라,
지금의 삶을 해석하는 방식에서 시작된다고.
미국 심리학자 소냐 류보머스키의 연구에 따르면
행복의 원인을 나눴을 때
환경이나 조건이 차지하는 비율은 생각보다 작다.
소득, 직업, 성취 같은 외적 조건은
행복의 일부일 뿐,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행복의 큰 부분은
우리가 매일 무엇에 주의를 기울이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며 사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비슷한 하루를 살아도
어떤 사람은 괜찮다고 느끼고,
어떤 사람은 계속 부족하다고 느낀다.
차이는 삶의 크기가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심리학에서 자주 언급되는 또 하나의 개념은 ‘쾌락 적응’이다.
기대하던 일이 이루어졌을 때의 기쁨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는다.
연봉이 오르고, 목표를 이루고,
원하던 것을 손에 넣어도
우리는 곧 그것에 익숙해진다.
그리고 다시 다음 조건을 찾는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행복을 쫓기보다
행복을 느끼는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행복한 사람들은
늘 웃고, 늘 만족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다만, 그들은 작은 감정의 변화를 놓치지 않는다.
오늘 날씨가 좋다는 사실,
잠깐 쉬는 시간의 커피 향,
누군가의 짧은 안부 인사 같은 것들.
이런 사소한 순간을
‘별일 아닌 것’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하나의 감정으로 받아들이는 능력.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행복을 저장하는 습관이라고 부른다.
또 하나 중요한 비밀은 관계다.
하버드 대학의 80년 장기 연구는
행복한 삶의 가장 강력한 요인으로
‘좋은 인간관계’를 꼽았다.
많은 사람을 아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 것.
완벽한 관계가 아니라
불완전해도 지속되는 관계가
사람을 오래 행복하게 만든다.
결국 행복은
대단한 순간에만 나타나는 감정이 아니다.
하루를 버텨낸 저녁의 안도감,
괜히 마음이 가벼워지는 순간,
“오늘도 괜찮았다”고 말할 수 있는 밤.
행복은 모든 것이 좋아졌을 때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
지금의 삶에서 의미를 발견할 때 조용히 머문다.
오늘 하루가 특별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이미 많은 조건을 갖춘 셈이다.
크게 아프지 않았고,
누군가의 하루 속에 포함되어 있었고,
이렇게 하루를 돌아볼 여유가 있다면.
행복은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우리가 잠시 멈춰
자신의 삶을 바라볼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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