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거리에는 벚꽃 색 같은 광고가 걸리고, 카페와 식당에는 봄 메뉴가 인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조금도 가볍지 않다.
3월은 설레는 계절이라는데, 왜 그럴까.
사람들은 1월을 새해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모든 것이 새로 시작하는 달은 3월인 경우가 많다.
학교는 개학을 하고, 회사는 인사 이동을 하고, 조용히 흘러가던 일상은 다시 속도를 낸다.
문제는 그 ‘속도’다.
준비가 덜 된 채로 우리는 다시 출발선에 선다.
괜히 잘해야 할 것 같고, 뒤처지면 안 될 것 같다.
그래서 3월은 설렘보다 부담이 먼저 온다.
어쩌면 우리가 느끼는 이 무거움이 바로 ‘3월 증후군’인지도 모른다.
계절은 봄이지만, 마음은 아직 겨울에 머물러 있는 상태.
세상은 이미 시작하라고 등을 떠미는데, 나는 아직 몸을 풀지 못한 느낌이다.
학창 시절에는 새로운 반과 자리 배치가 어색했고,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매번 주어지는 새로운 업무와 목표가 부담스러웠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속으로는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수십 번도 더 되뇌었다.
봄은 화사하지만, 시작은 늘 낯설다.
벚꽃도 피기 직전이 가장 무겁다고 한다. 꽃잎을 터뜨리기 직전, 안에서 가장 큰 힘을 쓰기 때문이다.
3월의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지만, 속에서는 저마다 각오를 다지며 수많은 불안을 견디고 있다.
그것을 활짝 꽃 피우기 위해서.
설레지 않아도 괜찮고, 당장 속도가 나지 않아도 괜찮다.
봄은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
찬 바람이 몇 번은 더 불고, 두꺼운 외투를 완전히 벗기까지도 시간이 필요하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3월은 ‘완벽한 출발’의 달이 아니라 ‘천천히 몸을 깨우는 달’인지도 모른다.
남들보다 빨리 달리지 않아도 된다.
지금은 그냥,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혹시 이유 없이 마음이 무겁다면, 그건 우리가 뒤처진 게 아니라
새로운 계절을 통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자.
3월은 그런 달이다.
조금 흔들리고, 조금 불안해도 결국은 앞으로 가게 되는 달.
누구나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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