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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여행가 안젤라 Jun 20. 2021

리뷰라는 이름으로

#완벽한아이

#무엇으로도가둘수없었던소녀의이야기

소설이었다면 읽는 동안 마음이 조금은 덜 불편했을까? 

철책으로 둘러싸인 이 집에 대한 아이의 기억은 이렇게 시작된다.


‘나는 그 누구도 손을 잡지 않았고, 내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때 꼬마 모드의 나이는 채 네 살이 되지 않았다.


18년간 이어진 아버지의 가스 라이팅. 

독자인 나는 ‘이것은 명백한 아동학대다’라는 생각만 가득할 뿐 그저 모드의 끔찍한 기억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전부 다 너를 위해서”라는 얼토당토않은 말과 초인으로 키우기 위해 가해지는 혹독한 훈련은 고문 그 자체였다. 정말 욕지기가 인다.

글 속에 자주 등장하는 ‘욕지기가 인다’라는 표현은 모드가 부모의 가학적인 행동 이후에 하는 넋두리이며 비명에 가깝다.


모드는 한밤에 컴컴한 지하실에 내려가 죽음에 대한 명상을 해야 했고, 의지를 키우기 위해 ‘전기울타리’ 훈련도 겪어야 했다. 이것은 전기고문과 다르지 않다. 

아버지의 궤변은 한두 가지가 아니며 위생과 관련된 부분은 정말 토가 나올 지경이다.


아버지는 매일 씻는 것이 몸에 나쁘다고 믿는다. 목욕하는 동안에는 면역력을 잃고 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모드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씻고 난 물에 씻어야 한다.

무언가를 닦는 일은 면역체를 걷어내는 것이므로 식사 때 사용한 그릇들은 찬장에 넣어두었다가 일주일에 한 번만 씻는다. 속옷은 한 달에 한 번 빤다. 

지금처럼 손을 자주 씻고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우리를 보면 모드의 아버지는 뭐라고 이야기하실까?

어린 모드는 여섯 시간 반 동안 자고, 나머지 시간은 공부하거나 아버지가 시킨 일을 해야 한다.

이해할 수 없으나 반항할 수 없다. 


그녀의 유일한 위안은 동물이며, 탈출구는 책과 음악이다. 그 나이 때에 어울리지 않는 책을 읽어야만 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책 속 주인공들로부터 힘을 얻고 조금씩 성장해 갈 수 있었다.

책을 읽음으로써 왜?라는 의문을 품게 되고 점차적으로 자기 자신을 되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삶은 무엇이든 이겨낸다.’


아이만 누군가에게 재배를 당하는 것인가? 

아니다. 그렇지 않다. 

이미 성장한 어른도 누군가에게 가스 라이팅을 당하지 않는가. 


모드에게 몰랭과 같은 인물이 있었던 것처럼 우리에게는 주변 사람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함께 생각해야 한다. 


상처 받아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는 한 줄의 글도 읽기 어렵다. 

책을 읽고 그 내용에 대한 리뷰를 적는 작은 일이 누군가가 그 책을 펼칠 수 있는 시작이 될 수도 있다. 

그 시작이 잃었던 자기 자신을 되찾을 수 있는 탈출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 현재 우리가 모드 쥘리앵과 같은 글을 쓸 수는 없다 하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남긴 글의 내용을 간략 히라도 전할 수는 있다. 

그 무엇으로도 사람을 가둘 수는 없다는 사실을 리뷰라는 이름으로 함께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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