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히 깊은 답답함에 내려놓은 낡은 고민들.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은 행동들을 뒤로 한채 예약에 성공한 자신에게 대견스러워하며 영수증도 못 받는 복채 한 줌에 인생을 들어본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골라서 나온 MBTI의 결과지를 보며 내 성격이랑 딱 맞는다며 좋아하는 것 마냥 어쩜 나를 이리 잘 아는지 놀라워하기도 하고 내가 가진 문제 따위를 들으며 엉덩이를 들썩이며 놀라운 감정을 숨기지도 않는다. 이따금씩 예전의 고생이 꼬집혀 눈시울을 붉히며 자신의 아픔에 대해 알아준 것에 대해 기뻐한다. 이내 가지고 있는 살이라던가 성향 등을 조합해 가며 어떤 일을 하면 좋고 이런 일도 잘 어울리며 무엇은 하지 말라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나에 대해 꿰뚫어 보고 말하는 듯이 말하면 연신 비둘기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무한한 동의의 의사를 표한다. 몇 년 이후로는 이직운, 관운이 좋으니 회사를 옮기거나 승진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부모님은 무엇을 조심하면 건강히 오래 사실 거고 너의 오행에 무엇이 없고 그래서 어떤 지병이나 장기가 안 좋으니 무엇은 조심하고 운동을 할 것이고 언제부터는 결혼운이 강하게 오니 이때 결혼하면 자식복도 있고 좋을 것이다. 너랑 사주 궁합은 이런 사람이 잘 맞으니 참고해라. 결혼 전에는 꼭 궁합을 보고 장모 되실 분이랑 너를 놓아보니 어렵겠니 어쩌니 저쩌니. 이렇게 오래 좋아했는데, 이렇게 좋아하는데. 왜 이별하는 방법은 안 가르쳐주시나요.
이별이 상상이 안 가는데 결혼할 짝이 온다는 말이 온다는 게 믿기지 않는 하루 속
방법이 궁금해진 한 사람의 오늘 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