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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윤 Jan 24. 2023

모나미 153

[출근길] 직원들에게 보내는 읽을거리


뉴스마다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2023년입니다. 우리도 걱정이 많습니다. 저는 걱정이 많을 때면 잘 때 꿈을 자주 꿉니다.


꿈속에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계동 사옥에 나타났습니다. 현대 그룹 분위기대로 모든 직원들이 기립하여 긴장하며 서 있었습니다. 한 직원의 책상 위에 모나미 153 볼펜이 여러 개 있는 걸 보고 정주영 회장이 잔소리를 했습니다. "자네는 문방구를 하나? 사소한 비용이라도 아껴야 하네." 옆에서 보고 있던 나는 "아니 한 자루에 70원짜리 볼펜 갖고 참 꼰대 같이 굴긴.... " 하다가 잠에서 깼습니다. 현대 그룹 같이 빡센 기업에서 근무하는 거 자체가 군대 다시 가는 꿈에 버금가는 악몽이지만 유명인이 나오는 꿈은 길몽이라 하길래 위안을 삼았습니다. 우리 회사도 비용 절감해야 합니다.


내가 꾼 꿈은 정주영 회장의 실제 일화로 유명한 얘기입니다. 그 일화가 내 잠재의식 속에 있다가 꿈으로 튀어나온 것 같습니다.


생각난 김에 리딩앤 팀장들 불러 놓고 이야기 하나를 해 줬습니다. 모나미 153 볼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모나미 볼펜에 153이란 숫자가 왜 붙었는지 아는 사람? 여러 설이 있는데, 실제로는 작년에 작고하신 창업자 송삼석 회장의 결정이었습니다. 감리교 신자였던 송 회장은 성경에 나오는 153이란 숫자에 주목했습니다.    
  

예수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이 창조주의 독생자이고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죽고 사흘 만에 부활했다는 것을 믿으면 신앙인이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영향력이 대단한 역사적 인물 중 하나로 여기게 됩니다. 아래 내용은 예수가 부활 한 뒤 제자들 앞에 나타난 에피소드 중 하나입니다. 믿든 안 믿든 재미있으니 읽어 봅시다. 요한복음 21장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베드로가 그들에게 말하기를 "나는 고기를 잡으러 가겠소" 하니, 그들이 "우리도 함께 가겠소" 하고 말하였다. 그들은 나가서 배를 탔다. 그러나 그날 밤에는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다. 이미 동틀 무렵이 되었다. 그때에 예수께서 바닷가에 들어서셨으나, 제자들은 그가 예수이신 줄을 알지 못하였다.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그들이 대답하였다. "못 잡았습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리하면 잡을 것이다." 제자들이 그물을 던지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서, 그물을 끌어올릴 수가 없었다.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저분은 주님이시다" 하고 말하였다. 시몬 베드로는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고서, 벗었던 몸에다가 겉옷을 두르고, 바다로 뛰어내렸다. 그러나 나머지 제자들은 작은 배를 탄 채로, 고기가 든 그물을 끌면서, 해안으로 나왔다. 그들은 육지에서 백 자 남짓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들어가서 고기를 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땅에 올라와서 보니, 숯불을 피워 놓았는데, 그 위에 생선이 놓여 있고, 빵도 있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지금 잡은 생선을 조금 가져오너라." 시몬 베드로가 배에 올라가서, 그물을 땅으로 끌어내렸다. 그물 안에는, 큰 고기가 백쉰세 마리나 들어 있었다. 고기가 그렇게 많았으나,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


예수의 제자 중 베드로는 성경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너는 교회의 반석이 될 것이다라고 했는데, 그게 현실이 됐죠. 지금 교회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로마 바티칸의 대성당 이름이 성 베드로 성당이고 베드로의 돌무덤 위에 세워졌습니다. 예언대로 됐습니다.


예수의 제자 중 베드로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입니다. 직업은 어부. 생각보다 말이,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제자 중에 실수가 가장 잦은 사람입니다. 예수님 뒤통수도 크게 한 번 쳤죠. 위 기록에서 보듯이 그물을 오른쪽으로 던지라고 한 사람이 예수님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직후 주저함 없이 바다로 뛰어내린 사람도 베드로입니다. 나머지 제자들은 배 타고 옵니다. MBTI로는 ENFP 또는 ESFP.


그런데 말입니다, 위 일화에서 베드로는 이상한 행동을 합니다. 직업이 어부인 베드로가 밤새 고기를 잡지 못했는데,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그때까지는 예수인지 몰라봤음. 동 틀 무렵이라 어두워서 더 그랬을 듯) "그물을 배 오른쪽으로 던져라"라고 했다고 실제로 그렇게 합니다. 아니, 베드로는 취미가 낚시가 아니라 직업이 어부인 사람입니다. 그리고 함께 있던 제자들도 어부였습니다. 물고기들이 어느 시간 때에 어느 위치에 있는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전문가 집단이 밤새도록 한 마리도 못 잡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나그네의 말을 듣고 그대로 해 봅니다.


"내가 전문가인데 당신이 뭘 안다고..."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이 시간 때에 배 왼쪽에 물고기가 없으면 오른쪽에도 없어요, 뭘 알지도 못하면서"


"그나저나 당신은 누구고 직업은 뭐요?" (참고로 예수 직업은 목수임)


이렇게 반응하지 않았다는 게 참 이상합니다.


종교적으로 이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와 별개로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가 전문가라고, 다 해봤다고 하는 순간 발전은 없구나.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의 영어식 표현은 Been there, Done that입니다. 다 해보고 가 봤다는 소리. 애플이 처음 아이폰을 출시했을 때 다른 핸드폰 제조사들의 반응도 비슷했습니다.  


"우리는 피쳐폰부터 오만가지 폰을 다 만들어 봤고, 별의별 스크린폰(당시 스마트폰이라는 말 대신에 이 용어를 사용했습니다)도 다 만들어 봤다. 애플은 컴퓨터 회사인데 폰으로 성공하기 어려울 거다."


당시에는 애플의 핵심 가치인 Think Different가 영문법에도 맞지 않는다며 비아냥 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 벌어진 일은 여러분들이 다 아는 대로입니다. 세계 핸드폰 점유율 압도적 1위(50%) 노키아는 망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폰 만들다 말아먹었고, 모토로라는 구글이 인수했지만 특허만 발라 먹었습니다. 엘지도 최근에 손들고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삼성은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점유율은 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 때는 20%대였는데.




해방 이후 우리나라는 영어교육에 있어서 세계 최고의 삽질을 자랑해 왔습니다.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새마을 운동 하듯 70년 넘게 삽질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효과도 없는 삽질을 중단하고 그것을 뜯어고쳐 보겠다고 수많은 교육행정가, 기업, 개인들이 나섰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제대로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고 개인과 기업은 시장에 동화되어 타도 대상의 '사교육'으로 자리 잡거나, 교육부 장관은 임기를 못 채우고 모가지가 날아갔습니다.


여기 우리 리딩앤도 one of them이 될 것이냐, 아님 국민 모두가 한 자루 이상씩 소유하고 있는 모나미 153 볼펜처럼, 온 국민이 혜택을 보는 보편적 복지 차원의 본질 영어 교육으로 자리 잡을 것이냐, 그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B2B팀은 부단히 공교육을 뚫기 위해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면 스무 번 도끼질을 하고, 그래도 안되면 전기톱으로라도 나무를 쓰러뜨려야 합니다. 집요함이 요구됩니다.


B2C팀은 발상의 전환이 요구됩니다. 다르게 해야 합니다. 가성비 최고의 본질 영어교육 서비스를 모두가 체험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합니다. 매번 그물을 던지던 곳에서 시야를 전환해 다르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남들처럼 하고자 하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나머지 모두는 영업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합니다. 여러분 월급은 고객이 줍니다. 그 고객을 잡아오는 사람들이 영업마케팅입니다. 본인의 업무에 충실한 것이 최우선이지만, 나는 디자이너인데, 나는 개발자인데, 나는 인사 담당인데, 그건 영업마케팅 담당이 고민할 문제이지 내 일이 아니야. 그러지 말고 각자가 공부한 새로운 시각을 던져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어부 베드로는 직업이 목수인 예수로부터 자문을 받고 그물이 찢어질 정도의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영업은 디자이너, 개발자, PM, QA, 인사, 재무, 등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 봅시다. #인사이트 채널에 모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상시 공유하고 Think Different 해야 합니다. 우리는 영어 교육 회사이니 문법에 맞게 Think Differently!


밤이 늦었습니다. 이제 잠을 청할까 합니다. 꿈에 정주영 회장 말고 스티브 잡스가 나오길....... 아님 베드로와 예수님 나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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