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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전에

누구나, 자기만의 사전을 가지고 있다.

by 타르시아 Mar 05. 2025

나의 브런치 소개는 이렇게 시작된다. ‘누구나, 자기만의 사전을 가지고 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에 대한 생각을 어렴풋하게 가지고 있었다. 학교에 가서 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때, 우리는 같은 단어를 가지고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이야기 속에서 때로 우리는 결국 공통된 접점을 찾기도 했고 때로는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오해 속에서 서서히 멀어져갔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속에서 나의 그런 어렴풋한 생각을 명확한 언어로 표현한 것을 발견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의 3부 제목은 ‘이해받지 못한 단어들‘ 이다. 이 장에서는 사비나와 프란츠의 이야기가 나온다. 둘은 서로 사랑을 나누지만 그들은 같은 단어 속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한다. 그 장 안에 들어 있는 이해받지 못한 말들의 조그만 어휘집이라는 부분을 통해 두 사람은 같은 단어를 접하고도 그걸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면 사비나에게 공동묘지는 삶이 잔인했기에 공동묘지가 오히려 평화로운 곳이었지만 프란츠에게는 뼈다귀와 돌덩어리의 추악한 하차장일 뿐이었다. (민음사 번역 P.98-99쪽 참조) 같은 단어지만 사비나와 프란츠의 ’공동묘지’에 대한 인식은 극과 극을 달린다. 한 단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그들이 살아 온 삶의 여정, 그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의 상황, 그들을 둘러싼 주위 환경 등에 따라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한 개인 안에 있는 같은 단어라도 삶을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경험을 통해 어릴 때와 나이가 들었을 때의 그 단어에 대한 인식이 변하기도 한다. 때로는 서서히, 때로는 매우 격렬하게.


사비나와 프란츠가 그랬듯이 우리는 우리만의 사전이 있다. 같은 단어라도 서로가 살아온 삶, 그 단어에 얽힌 각자의 이야기와 추억에 따라 그 단어는 서로에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단어의 뜻이 나열되어 있는 일반적인 사전과는 다른 우리 삶의 기록이고 기억이다. 그러기에 내 안의 단어들에 대한 나의 사전을 이곳에 적고 싶다. 그리고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나의 사전을 보면서 본인 안에 있는 사전을 다시금 펼쳐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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