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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함 Mar 18. 2022

28. 노부부


백신 접종을 할 때 유일한 준비물 신분증. 전화 안내를 할 때도, 버스에서도, 2번 3번 신분증을 챙기라 안내함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신분증을 안 가져오는 경우가 생긴다. 급한 대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접수처로 달려가는데 노부부 중 할머니가 신분증을 안 가져왔다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입구에서 신분증을 분명 줬다며 한바탕 소란이 생겼다. 할머니 주머니를 뒤졌더니 그제야 신분증이 나온다. 답답한지 허공에 꿀밤을 때리는 할아버지.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옆자리에 탄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지난해부터 할머니가 치매가 생겼다며 담담하게 이야기하신다.

“잠깐만 눈앞에 안 보여도 불안해…

어디 가면 간다 이야기해줬으면 좋을 텐데

평소처럼 들에 간다고 해도 불안해.”

배우자의 치매. 괜히 울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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