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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자 Mar 02. 2020

달래된장찌개

달래 된장찌개를 먹고

마음에 무게추를 단 것처럼 무거운 날이었다.
송곳도 아닌 망치로 탕, 탕, 하고 맞은 것처럼 멍이 드는 날이었다.
하루종일 올라오는 눈물을 꾹 참고
미안도 하고 원망도 하고 감사도 했다.

무너진 허리로 덜렁덜렁 집에 돌아오니
어떤 사람이 달래 된장찌개를 끓이고 있다.
좋은 버섯으로 전을 부치고 있다.
당신이 버섯을 좋아하니 한 송이는 남겨놓았다고 말한다.
어떤 버섯 한 송이는 꽃다발보다 좋다.
등 뒤에 기대니 참았던 눈물이 흘러버리고 만다.

꿀떡꿀떡 밥과 함께 오늘 든 멍자국을 삼킨다.
어떤 위로는 약보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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