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관리 리더십 강의 회고
10월 중순부터 대다수 교육은 평가자 교육입니다.
이번 주 역시 성과관리(평가자) 교육으로 세 번의 강의를 진행하며 많은 리더들을 만났습니다.
M사 평가자 교육 2차수, 그리고 KIRD 보직자 성과관리 과정(안면도).
짧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매 강의가 끝날 때마다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습니다.
이는 ‘기업의 업종이 달라져도, 규모가 얼마든 달라져도, 성과관리의 본질적 고민은 거의 같구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강의장에서 HR 담당자분들을 만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평가자를 대상으로 평가 가이드를 반복적으로 안내하는데도, 실무에서는 여전히 요청한 방식과 다르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 말은 사실 단순한 ‘실행 문제’를 넘어, 조직 내 리더십 문화와 성과관리의 인식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저는 이해합니다.
수많은 기업과 리더들을 만나지만, 성과관리에서 등장하는 핵심 쟁점은 놀라울 만큼 비슷합니다.
그만큼 성과관리란 조직의 모든 리더가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이며, 동시에 리더십의 건강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영역입니다.
1) 목표 설정 단계–투명한 과제 도출과 공정한 분배
목표 설정은 성과관리의 간판이자 출발점입니다.
목표가 모호하거나 과제의 우선순위가 흐릿하면, 구성원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를 알 수 없습니다.
특히 AI 기반 업무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는 지금, 과거에는 선택적으로 하던 목표 명료화가 이제는 ‘너무나 당연한 기본기’가 되었습니다.
많은 조직에서 목표 설정이 어려운 이유는 단순합니다.
리더가 목표를 “적어 넣는 문서 작업”으로만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목표는 부서의 전략과 구성원의 성장을 연결하는 가장 강력한 장치이며, 불명확한 목표는 1년 내내 갈등과 오해의 씨앗이 됩니다.
2) 수시 피드백과 코칭의 누락
성과관리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오류는 ‘연말 집중형 관리’입니다.
연말이 되어서야 갑자기 구성원의 성과를 이야기하려 하면 이미 늦습니다.
대부분의 갈등과 불만은 “그동안 말해주지 않았던 내용을 왜 지금 와서 말하느냐?”에서 출발합니다.
수시 피드백은 시간을 많이 쓰는 활동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리더의 시간을 절약해 주는 시스템입니다.
방향이 틀어졌을 때 바로잡아 주는 단 5분의 대화가, 연말의 평가 갈등을 크게 줄이는 강력한 예방 조치가 되기 때문입니다.
3) 평가 면담의 공정성·설득력·진정성
평가 면담의 핵심은 ‘결과 통보’가 아니라 과정과 성장의 대화입니다.
이 면담에서 리더가 어떤 태도와 기준을 갖고 있는지 구성원은 금방 느낍니다.
리더의 시선이 ‘표면적 결과’에만 머무는지,
아니면 ‘성과의 질과 과정, 노력, 상황 요인’을 균형 있게 보려고 하는지에 따라 구성원이 느끼는 신뢰는 크게 달라집니다.
L그룹 강의에서 들었던 한 문장이 올해 들어 가장 마음에 남습니다.
“하던 대로 하지 말라!”
지금 시대는 변화 속도가 너무나 빠릅니다.
하던 방식, 익숙한 패턴, 오래된 리더십 스타일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습니다.
리더십이 변화하지 않는 조직은 시장보다 느리고, 구성원의 성장은 더디며, 결국 성과관리의 악순환에 갇히기 쉽습니다.
리더는 더 이상 ‘관리자’나 ‘업무 조정자’가 아니라,
불을 지피고 불꽃을 키워 팀 전체의 동력으로 만드는 사람입니다.
불씨를 발견하는 눈
구성원의 강점에 맞춰 불길을 키워주는 손길
불이 약해졌을 때 방향을 다시 잡아주는 조율
무엇보다, 팀 전체가 하나의 목표로 화력을 집중하도록 안내하는 리더십
리더는 팀이라는 ‘작은 생태계’의 기후를 결정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성과관리도 결국 리더의 마인드셋에서 출발합니다.
저는 강의할 때마다 이 메시지를 가장 강하게 강조합니다.
“성과관리는 일상의 리더십이다.”
성과관리란 평가 시즌에만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행정 절차’가 아닙니다.
성과관리란 구성원과 리더 사이에서 매일 오고 가는
‘대화, 방향 설정, 피드백, 성찰’의 총체입니다.
즉, 일상의 리더십의 집약체입니다.
평가 시즌에 갑자기 성과를 점검하려는 리더는
평소에 달리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마라톤에 나서는 것과 같습니다.
준비도 되지 않았고, 기록도 나오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성과관리를 일상 대화로 체화한 리더는 다릅니다.
구성원의 고민을 일찍 발견하고
작은 개선점을 즉시 제시하고
성과가 날 수 있는 환경을 조용히 설계하고
성장을 발견하면 큰 성과처럼 칭찬해 주고
이 모든 일들이 1년의 성과를 자연스럽게 쌓아 올립니다.
최근 강의에서 만나는 리더들의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깝고 또 대단합니다.
안타까움은 AI로 인해 일하는 방식, 인력 구조, 업무 속도, 조직문화가 급변하는데
리더가 느끼는 압박과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내가 알고 있던 리더십이 더 이상 맞지 않는 것 아닐까?”
“AI와 함께 일하는 시대에 팀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지?”
이런 고민이 리더들의 표정과 질문 속에서 그대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동시에 대단함을 느낍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서 방향을 잃지 않으려
배우고, 질문하고, 토론하고, 스스로를 업데이트하려는 노력들이 너무나 진지합니다.
이 시대의 리더는 단순히 지식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
배움을 멈추지 않는 사람입니다.
최근 들었던 비유가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는 일은, 날아가는 새를 맞히는 일과 같다.
총구를 고정해 놓고는 절대 잡을 수 없다.”
이 말은 성과관리와 리더십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고정된 기준
오래된 평가 방식
구성원의 잠재력을 보지 않는 리더십
편향된 피드백
연말에만 몰아치는 성과관리
이런 방식으로는 변화의 기회를 잡을 수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조준, 새로운 시각, 그리고 새로운 접근 방식입니다.
‘하던 대로’에서 벗어나야만 팀과 조직이 변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번 3일의 교육 동안 수많은 리더들을 만나며
저 역시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성과관리는 제도가 아니라 리더십의 언어이고,
지표가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키는 구조이며,
평가가 아니라 팀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입니다.
성과관리 교육은 단순히 평가 방법을 설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좋은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 시간입니다.
이번 주 강의는 그 사실을 다시 깊이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