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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상 Apr 10. 2024

아침 명상의 시작과 끝

다른 세상을 만났다.

#명상#직관#온전함#생존마인드벗어나기#감사함


아침명상을 하려고 일찍 일어나진 않았다. 하지만 일어난 직후는 자잘한 생각들이 밀려오기 전이고 쓸데없는 미디어 정보가 들어오기 전이다. 잠을 자고난 후 조금은 마음의 무거움을 덜어낸 시간이 나에게 머물 힘을 마련해 준다. 자리를 잡고 눈을 감자 여러 생각들이 몰려왔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듯, 자기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하는듯 옹알거리는 이야기들이 순간 가득 차오른다. 일단은 하나씩 이야기를 들어주려했다. 얼마나 답답하고 궁금한 마음이었겠나 싶었기 때문이다.


하나씩 이야기를 들어주며 나의 마음이 어떠한지 머물러 보았다. 답답한 마음, 아쉬운 마음, 억울한 마음, 슬픈 마음, 걱정되는 마음이 차례로 올라온다. 그리고 여러 얼굴들이 스쳐간다. 한참이나 그렇게 감정들을 따라가다가 번잡한 감정과 약한 마음에 머무는 나를 보게 된다. 약함을 붙잡는 것도 욕심이라는 스승님의 말씀이 스치운다. 나의 약함과 어리석음에 메어있는 마음은 또다른 욕심이었구나하는 자각을 하고... 경제적인 어려움과 현실적인 여러 어려움들, 사회에서의 나의 입지가 없다는 불안감들이 올라오고나서 ... 만족을 따라가고 싶은 욕망들, 인정받고 싶은 마음,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가슴은 텅빈 것 같아졌다.


마음의 소리가 조금 잠잠해지니 이제는 호흡과 파동에 의식을 두며 머물러본다. 조금씩 이완이 깊어지며 생각도 잠잠해져 간다. 마음을 힘들게 하는 이 모든 생각, 감정을 놓아버리면 어떨까? 이 모든 게 그냥 내가 선택하고 붙잡고 있는 어떤 옵션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그냥 다 포기해버리면 어떨까?하고 생각을 하다가 깜빡 졸고... 다시 눈을 떴을 때 갑자기 이 모든 옵션들이 무언가를 채워야 완전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구나하고 자각하게 되었다.  '아~ 내가 스스로를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이렇게 끝없이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였구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처럼 해답을 끝없이 찾아내려 하고 있었구나. 그래서 조급하고 답답하고 슬펐구나.'


'나는 부족함이 없는 온전한 존재인데.' 명상을 하다가 깜빡 졸았던 순간에 어떤 마법이나 기적이 일어났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직관 하나가 그렇게 뾰로롱 올라왔다. 그렇게 생각이 들고나니 일어나는 일들이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아닌 체험이나 경험으로 느껴지며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도 무엇을 해주거나 바라는 존재들이 아닌 그저 고마운 존재들로 와 닿았다. 선물이나 감사라는 말이 떠오르면서 갑자기 즐겁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생각들과 복잡한 감정들이 나를 채우고 싶은 갈급함과 불안감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지만 그걸 붙잡지 않고 그야말로 옵션이라고 생각하며 홀로 온전히 서있는 나라는 존재를 만난 것 같다. 이침명상이 조금은 극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생각에 끄달려가던 패턴을 조금은 벗어나 머리가 맑아졌다. 아침명상의 시작과 끝에서 나는 다른 세상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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