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
삼 일만에 집에 왔다.
원래대로라면 어제 가족 회의를 했어야 했는데 내가 과제로 밤새느라 집에 못 왔고, 오늘 하기로 했다.
마침 집에 온 시간이 엄마가 약을 드신 후 부작용이 나타날 시간이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 엄마는 울렁거림과 싸우시느라 나를 반겨주지 못 하셨다. 손톱만한 약이 3일만에 집에 온 아들과의 인사도 못 하게 하다니...
낮에 엄마와 아빠는 집을 보고 오셨다. 엄마아빠가 집으로 돌아오실 때 통화를 했는데, 문득 '이사를 가면 나와 S는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가실 곳에서 통학은 불가할텐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봤다. 아바는 만약 엄마아빠께서 전원주택으로 가시면 우리 둘은 옥탑에 살고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내놔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확이 살아도 충분한 지금 집에 우리 둘이 살고 엄마아빠가 전원주택으로 가시는 것은 확실히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것 같다. 그 모습을 상상한 나는 옥탑에 살면서 누군가 우리가 살던 집에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나라잃은 느낌일 것 같다고 말했다. 엄마를 위해 만든 온실과 정원을 누군가에게 넘기고 싶지 않다. 내 소유의 집도 아닌데 쓸데없는 고집을 부려봤다.
확실한 것은 엄마가 공기 좋은 전원으로 가시는게 더 나은 방향이라는 것이다. 어렵다. 이런식의 경제적 문제가 생길 줄 몰랐다. 돈이 뭔지... 돈이 조금만 더 많았다면 덜 스트레스 받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