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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wnimist Dec 06. 2020

170503

201113

 엄마는 밤새 기침을 많이 하셨다.

몇 달만에 게임을 하러 나갔다 늦게 들어왔더니 S는 온실에 가있고, 아빠는 방에서 주무시고 계셨다. 엄마는 기침이 나오시는지 종종 잠을 깨셨고, 잠꼬대인지 모를 말들을 하고 계셨다. 잠꼬대처럼 내뱉으시는 말들에는 현실의 내용이 담긴 말들도 섞여져 있어 잠꼬대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엄마는 계속 물을 찾으셨다. 기침 때문에 목마름을 계속 느끼신다. 주기적으로 물을 채워드렸다. 엄마는 밤에 기침 때문에 깼을 때 물이 없다면 무서울 것 같다고 하셨다. 엄마의 기침이 생각보다 잦아서 번갈아가며 밤새 엄마를 돌봐드려야겠다 생각했다. S에게 들어오라고 하고 나는 엄마 옆에서 자려고 누웠다.

 난방이 충분한 거실이 엄마께는 과하게 느껴졌는지 더워하셨다. 보일러를 잠시 껐다. 그리고 좀 더 편히 주무시도록 소파로 올라갔다. 우리집 소파는 누우면 팔걸이까지 발을 올려야 할 정도로 짧고 한쪽 어깨가 쇼파 바깥으로 나올 정도로 좁다. 그래도 마땅한 다른 방법이 없어서 참고 잤다.

 좁은 소파에 누워있자니 엄마의 기침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왔다. 엄마는 계속 나오는 기침 때문에 힘드신지 진통제를 먹자고 하셨다. 드셔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데 아빠는 먹지말아보자고 하셨다. 진통제 복용의 선택도 고민을 해야한다니. 아무리 인생이 선택의 연속이라지만, 이런 때에도 여지없이 끊임 없는 선택의 길을 뻗치는 인생이 조금 서럽다. 

 그렇게 네시쯤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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