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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wnimist Dec 27. 2020

170528 - 2

201126

 할머니는 요즘 우리 집에 와계신다. 할아버지는 요양원에 들어가셨다.

할머니는 나에게 당신이 고아가 되버리셨다고 말씀하셨다. 이 집에 할머니의 아들 손자 며느리 모두가 있는데 왜 스스로를 고아라 하시는지 여쭤보니 대답은 간결했다.

 "할아버지가 안 계셔서." 

생각해보니 할머니는 할아버지랑 둘이 사셨는데, 둘이 전부였는데 할아버지와 떨어지셨으니 절반이 뚝 떨어져나간 것이다. 혹은 절반이 떨어져 나가면서 붙어있던 나머지 절반이 와장창, 쨍그랑, 쩍 하고 부서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보기엔 고아가 아니시지만 마음은 고아가 되셨을지도 모른다. 할머니 말씀이 맞다.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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