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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이윤호 Jan 05. 2023

[더 패뷸러스] 작가는 무슨 생각으로 이 작품을 썼을까

'더 패뷸러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다.

원래는 11월에 개봉 예정이었으나 이태원 참사로 인해 연기되어 12월에 공개되었다.


나오고 나서의 평은 네이버 블로그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는 '뻔한 이야기 전개와 결말', '시대착오적 이야기'라는 말들로 부정적이었고, 여러 평가사이트에서 평이한 점수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나는 더 패뷸러스(the fabulous), 멋진 사람들이라는 제목에 이끌렸고 이틀 만에 홀리듯이 8화까지 정주행 했다. 그 이유는 뻔한 전개와 결말일 테지만 작가가 우리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알기에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가 이 작품을 끝까지 감동하며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브런치에서도 이 감정과 여운을 나누고자 내가 명대사라고 생각하는 대사를 이야기하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자 한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이 작품에 대한 제작사의 시놉시스를 보겠다.


패션(fashion)이라 쓰고 열정(passion)이라 읽는 패션계에 인생을 바친 청춘들의 꿈과 사랑, 우정을 그린 하이퍼리얼리즘 로맨스.


우리가 주목해봐야할 것은 아무래도 패션의 라임이다.

fashion 과 passion, 현재의 둘은 패션과 열정으로 엄연히 다른 말이다. 그렇기에 처음 위의 소개를 보면 단순한 말장난처럼 보이지만 결말까지 보게되면 이것조차 의미가 있다.


fashion의 어원은 라틴어 ‘팍티오(fáctĭo)’로, 만드는 일 혹은 활동, 유행을 의미한다. 그리고 passion은 고통을 뜻하는 pass와 접미사 ion을 결합한 명사로 고통을 감내하는 일을 뜻한다. 즉, 시놉시스에서는 패션이라는 겉으로는 화려해보이는 것 속에 담긴 고통을 감내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사실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어떤 과정에서 이 대사가 나왔는지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설명될 것이다.


1.


사람 마음에, 연애에 그냥이 어딨냐?
-[더 패뷸러스] 2화 中 예선호 대사 - 


유명 모델인 예선호와 포토그래퍼인 지우민이 드라이브를 가면서 하는 말이다. 예선호는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디자이너인 진영수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헤어지게 되는데 이런 이별에 지우민이 "어차피 그냥 사겨본거 아니었어?" 라고 묻는다. 이에 예선호가 한 말이 위의 대사이다. 이후, 지우민에게도 "너도 표지은에게 그냥 그러는거 아니야." 라는 말로 지우민이 홍보대행사 일을 하고 있는 표지은에 대한 마음을 확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내가 이 말이 감명깊었던 이유는 평소에 이 일 왜 하고 있냐는 물음에 '그냥?' 

저 사람이 왜 좋냐는 물음에도 '그냥?'.


우리는 모든 것에 그냥이라는 이유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보게 해줬기 때문이다.

사실은 그냥이 아니라 내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며 하고 싶은 일이 그것이고 잘해줄 수 있고 좋아하는 사람이 그 사람인데 말이다.


우리는 그냥이라는 말로 내 생각과 마음을 표현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회피한다.


어쩌면 자신의 생각을 들키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본능일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내 생각과 마음에는 그냥이 없다는 마음으로 그런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이 대사를 기억할 것이다. 작가도 그냥이라는 말 속에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제는 자유롭게 그 감정을 표출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대사를 생각하고 삽입하지 않았을까 싶다.




(더 패뷸러스- 작가는 어떤 생각으로 이 대사를?) 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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