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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소금 Oct 26. 2021

윤동주와 함께 하는 저녁

저녁 일기



삼동을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이 구절이 맘에 쏙 든다.

나는 좀 구식인 것 같다.

이토록 계절에 집착하고

기어이 계절의 기운을 느낄만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유난떨며 계절을 탄다.

대세인 건 나도알지만 요즘 쏟아져 나오는

페미니즘의 매혹적인 글 보다 윤동주가 더 좋다.

똑같지만 또 약간은 다르게 묶인 것을

2년에 한 권씩은 더 산다.

그중에서도 <서시>, <별 헤는 밤>, <쉽게 쓰여진 시>. 읽고 있으면 내가 동주가 된 것 같아서,

나도 시인이 된 것 같아서 좋다.


누구나 좋아하고 또 사랑했을

구식 표현들을 나도 좋아한다.




읽고, 쓰자

풀포기처럼 피어날 때까지.

이게 나인걸 인정하자,

구식을 추구하며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구식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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