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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NC 28731 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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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in Aug 25. 2024

미국 교회에 다녀요

듣고, 쓰고, 읽고

 어떤 종교에 매여 꾸준하게 종교활동에 열정을 가지고 참석한 적은 없지만 여행을 가면 인근의 조용한 사찰에 들러 조급했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것을 좋아하고, 평소에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크리스천 친구가 나를 위한 기도를 해줄 때면 자주 뭉클해져서 긍정의 말을 들으며 힘을 얻곤 했고, 마음속 한편에서는 미래의 어느 날 내가 만약 신앙생활을 하기로 결심한다면 성당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곤 했다. 한 가지 종교를 선택한다는 것은 나에게는 참 어려운 일이고 일요일 아침의 여유로움을 물리치고 종교활동을 위해 움직인다는 것은 우리 가족에게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헨더슨빌(Hendersonville)은 “바이블 벨트” Bible belt에 속한다. Church Street에 있는 도서관에 책을 대여하러 갔다가 감리교회 건물이 눈에 들어왔었다.  사는 환경이 변하니 안 하던 일도 시도해 보는 과감함이  생기는지 일요일 아침 일찍 교회에 첫 방문을 했다. 아이들의 Sunday school 활동이 목적이었는데 아이들이 아래층에서 노는 동안 어른들의 서비스 시간(아무래도 설교라는 뜻이지 싶다. )에 들었던 따뜻한 음악 덕분에 미국에 온 뒤로 바짝 긴장했던 마음이 플리는 것 같다. 한국에서 들었던 낯설기만 한  찬송가가 아니고 추억 속의 싱어  엘튼존이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 음악은 사랑이다. 사랑이 우리를 붙잡아줄 거야. Music is love. Love will hold us together.

 노래가 끝나자 자신을 세 아들의 어머니라고 소개하는 중년의 한 여성이 앞으로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열여덟 살 둘째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양육의 어려움도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Stigma 낙인이 가장 힘들었다는 내용이었다. 지금 이 자리에도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교회에 오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장애를 가진 친구는 누구나 하는 평범한 플레이데이트는 한 번도 해보지 못했을 거라고 말하며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두 손을 휘저었다. 25년의 결혼 생활과 남다른 아이를 키우며 깨달은 것은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려 하지 말고 , 오로지 사랑만 주라는 그녀의 말에 십수 년의 세월 동안 그녀가 얼마나 많은 것을 내려놓으며 얻은 깨달음이었을까 감히 짐작해 본다.


이야기를 끝낸 그녀의 얼굴은 한없이 평온해 보인다.


There is no fixing

There is only loving


일요일 저녁에는 Youth Group 활동이 있고,

수요일 오전에는 엄마들의 모임이 있다고 하니

아무래도 다시 교회에 발걸음을 할 것 같다.


 쿵쾅쿵쾅 거리는 심장을 다독이고 모닝톡에 나갔다. 엄마들의 모임으로 매주 수요일 아침 9시 교회에 모여 서로의 근황 토크를 한 후, 주제 아티클 또는 책을 읽어오고, 성경 말씀을 나누고 다 함께 기도를 하고 마무리한다.


 후버댐이 터진 듯 물밀듯이 쏟아지는 맘들의 근황토크에 정신이 혼미해져 집중 듣기만 했다. 미국 주부들이 교류하는 곳에 괜히 왔구나 후회가 들었다. 급한 약속이 생겼다 하고 일어설까 하다가 또 말을 할 기회를 놓쳐버렸다. 뻘쭘하게 듣고 있기가 무안해서 빈 노트에 그들의 말을 영어 듣기 테스트다 생각하고 단어를 열심히 받아 적어 내려갔다. 듣다 보니 미국 엄마들도 한국 엄마들과 별반 다르지 않고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what if …

What if something goes wrong?

what if this doesn’t work out?


Life choices

Generosity

Brag

I don’t like to brag about it.

Show off

Stop showing off

Humility

Homelessness

City makes me sad

Everyone walking by him

You can say Hi

The love of money

Charity

Mind bug : 내 안에 숨겨진 편향, 편견

Super grateful

A gift

Never happen

Secret

I am a terrible person

Completely sad of life.


여러 오고 간 대화들 중 도시를 다녀오면 슬프다는 Brie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멋진 빌딩 사이에서 집이 없이 떠도는 홈리스들, 그들을 보며 아무런 동요 없이 지나치는 사람들. 타인에 대한 사랑, 연민이 가득한 그녀의 영혼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누군가의 선한 생각을 들으니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다. 늘 용기를 내고 또 내고 또 내서야 참석하게 되는 MCT! 다녀오면 이렇게 좋은걸. 자주 참석해야지! 용기와 함께.


Mom’s Coffe Talk에 참석 후 다음 주에도 오고 싶은 마음이 들어 함께 읽는 책을 샀다.

Simple & Free by Jen Hatmaker.

 과연 한 장이라도 읽을 수 있으려나 싶었지만 현재 상황과 맞물려 (어렴풋한 이해 할지라도) 깨달음과 확신을 주는 내용이 많아서 모르는 단어 찾아가며 정성을 들여 읽어 나갔다.

 익숙한 한국에서의 생활환경에서 벗어나 조금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 잠시의 거주일지라도 더 나은 삶을 위해서라며 이것저것 소비하고 움켜쥐고 사는데 생활이 편리해지기는 하지만 돌아갈 때의 정리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피곤해진다. 책을 읽는 동안이라도 단출하게 살아야 할 텐데 다짐해 본다.


 작가는 음식, 옷, 소비, 미디어, 소유, 낭비, 스트레스 - 7가지 항목에 제한을 시도하고 매일의 기록을 블로그에 공유한다. 삶을 단순화하려는 혹독한 시도 속에서 깊은 좌절과 후회, 감사와 반성의 시간을 보내며 인생의 어떤 의미 있는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작가를 따라서 7가지 제한 항목을 실천하기는 불가능하지만;

경제형편에 따른 검소한 생활,

타인 사생활에 대한 관심 줄이기,

밀착된 인간관계 줄이기,

질투, 비교 줄이기,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 줄이기.

줄임으로써 마음의 여유와 행복을 얻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I have only read the beginning part about food, but I find the latter parts concerning clothing, possessions, media, waste, spending and stress will be interesting.

I am a maximalist, media lover, love food and shopping and need to do better with less.


“for jesus, who lived to so lightly on this earth, he didn’t have a place to lay his head. I want so deeply to be like you.”


“He can heal me from greed and excess, materialism and pride, selfishness and envy. While my earthly treasures and creature comforts will fail me, Jesus is more than enough. “

- p.13


“I realized my slightly reduced life is still extraordinary in every way. There is no end to my advantages. For whatever reason I was born into privillege; I’ve never known hunger, proverty, or despair. I have been blessed, blessed, blessed, blessed-relationally, emotionally, spiritually, and physically. My life is so happy it’s almost embarrassing. (…) Thank you, Lord.

- p. 32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라 불만이다.

어떨 때 불만을 느낄까?

남과 비교를 하는 순간 내 상황에 불만이 생긴다.

누구보다, 누구에 비해서…

삶의 기준이 ‘나’가 아닌 ‘남’에 맞춰 있기 때문에

비교를 하며 조급해진다.


비교와 경쟁을 줄이고, 판단 대신 사랑을 주고,

성실과 여유와 친구 하고 싶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마시는 커피 한 잔에 행복해하고,

지나고 나면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 소소한 하루에 만족하며,

채우고 비우는 연습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싶다.


인생이라는 것이 한 가지가 부족해지면,

다른 한 가지로 채워진다.

언어가 부족하니 오히려 많은 배움으로 채워졌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타국에 산다는 것은,

이 부족한 것들을 어떻게 채우고,

얼마만큼 겸허하게 비우는지에 따라

경험의 깊이가 달라지는 것 같다.


사람이 태어나서 한평생 살면서,

이런 소중한 것들을 알고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낯설고 작은 마을에 와서,

하루하루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귀한 경험을 통하여 깨달음을 얻고 있으니

정말 감사한 시간들이다.


이 시간이 아름다운 이유는

흘러가고, 사라지고, 다시 오지 않기 때문이다.

“I have been blessed, blessed, blessed, blessed.”

- Simple &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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