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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Gang Mar 10. 2020

독특한 수업방식

아이가 미국 공립초등학교에 적응하면서 좀 의아하면서 놀랐던 게 몇 가지가 있는데, 바로 교과서, 쉬는 시간, 그리고 교실이다. (메릴랜드의 일부 카운티의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다른 주와 카운티의 경우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1. 교과서

- 일단 놀라운 것은 교과서가 없다. 현재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고 있는데 아마도 4학년까지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아이가 있는 카운티에서는 4학년을 마치면 Intermediate School이라는 곳으로 가는데 그곳에 가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 현재까지 해당 초등학교에는 교과서가 없다.  


처음에 와서 이것이 가장 적응 안 되는 것 중에 하나였다. 교과서가 없다니 도대체 어떻게 공부를 시켜야 할지 막막할 따름이었다. 교과서의 1장부터 한 챕터씩 공부해나가는 것에 익숙한 우리로써는 참으로 이상하게 보이는 형태였는데, 교과서가 없다고 해당 학년별 학습 목표가 없는 건 아니다. 각 카운티의 교육 위원회에서는 각 학년별로 배워야 하는 학습 목표를 정해두고 있는데, 각 교사나 학교가 이를 위해서 다양한 소스를 통해서 학습을 시키는 것이다. 인터넷을 활용한 자료를 활용하기도 하고, 각종 앱이나 외부 교육기관의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이게 장단점이 있을 수 있는데 장점으로는 교사의 개인 성향이 그대로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만큼 교육 방법에 있어서 학교별 학급별 자유도가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애매한 부분도 존재했다.


교과서와 함께 또하나 인상적인 것은 수업의 과목 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저학년부터 읽기/쓰기를 무척이나 강조했고 (학교 차원의 것일 수도 있다) 거기에 산수가 주요한 과목으로 나머지는 그때그때 진행하는 느낌이 강했다 (오래되어서 한국의 과목은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메릴랜드 주의 표준화된 시험을 쳐서 각 학교의 수준을 지표화 하는데 (지표화 하는 요소 중에 하나) 학교는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교육의 방향을 정한다 (데이터 중심의 계획이 인상적인 부분이었음). 그 표준화된 시험 역시 읽기/쓰기와 산수가 주요한 과목이기 때문에 이 과목에 집중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  


2. 쉬는시간

-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각 과목별 시간 사이에 보통 쉬는 시간이 있는데 이 학교에는 쉬는 시간이 없다. 한과목에서 다른 과목으로 넘어갈때 자연스럽게 스트레칭이나 댄싱 정도로 분위기 전환을 하는 게 꽤나 재미있는 부분이었고,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자연스럽게 화장실이나 물을 먹겠다 등의 의사소통을 통해서 필요 부분을 해결한다. 아직 왜 쉬는시간이 없는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여기서 또 각 선생님의 개성이 묻어나는데 수업 중에 화장실을 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때 자신의 의사 표현을 수화로 하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기본적인 수화로 간단한 의사표현을 충분히 할 정도가 되는데 이 역시 아주 인상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누군가가 발표를 하거나 의견을 내면 이 의견에 동의 혹은 비동의한다 역시 수화로 표현을 하는데, 보통 이럴 경우 서로의 의견이 중구난방이 되고 수업 분위기를 망칠 수 있기에 조용히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여 지지하거나, 반대의견을 내는 형태의 수업은 나에게는 참으로 신기했다.


3. 교실

- 교실 또한 각 교사의 개성이 잘 묻어난다. 지금 아이가 다니는 학교 건물이 42년 된 건물이라 구조상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기준으로 보자면 교실이 아주 상당히 정신 사납다. 각종 교육 자료들이 각 벽을 활용해 붙어 있기도 해서 아주 혼란스럽다. 각 선생님에 따라서 재즈음악을 틀기도 하고, 교실의 전등을 전부 소등을 한 채로 수업을 하기도 하는 등 각 선생님들 만의 개성이 많이 묻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서 하나   있는 것은 교실에 대한 자유도가 상당히 높음을   있다. 학교생활을  지도 오래되고, 한국을 떠나온 지도 3년이 다되어가기에 당장 비교할 수는 없지만, 예전 경험에 비해보자면 같은 교과서와 같은 형태의 교실(약간의 환경미화로 변화를 주는 )에서 교사들에게 주어지는 자유도가 상당히 낮았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그에 비해 미국은 상당한 자유도를 가지고 있음을   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만난 미국의 교사들은 교육 콘텐츠에 대해서 상당히 열심히 연구(서칭 포함)하고 있었고, 새로운 형태의 교육자료에 접근하고자 하는 노력을 보였다.  


학교에서는 이를 위해서 다양한 기부금(* 나중에 별도로 이야기를 하겠다)을 조성하여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는 아무래도 무엇인가 불확실성이 큰 새로운 도전을 빡빡한 기존 예산 틀에서 수행하기는 힘들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에서 온 사람으로 봤을 때는 학교가 너무 돈돈하는것 같다는 인상을 지을 수 없지만,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어떤 부분에 쓰겠다는 보고를 PTA (학부모-교사 모임) Conference를 통해서 하는 것을 보면서 학교에서 새로운 시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교육자료 개발을 위한 민간 업체의 지속적인 노력 및 판매가 이루어지는 것 같고, 다양한 형태의 교육 자료 (아이패드를 이용하거나 각종 교보재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등)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그래도 3년째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 입장으로 하나 확실한 것은 선생님들이 참 우러나서 일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이렇게 자유도가 높다 보니 더욱더 그러한 점이 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출처: https://07701.tistory.com/169 [강박의 2 c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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