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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단지 May 24. 2024

말을 잘한다고요?

사람들이 나에게 말을 잘한다고 한다.


나는 말하는 것 자체를 좋아한다. 주사가 말이 5배 많아지는 것일 정도로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항상 말하는 것을 즐기다보니 이를 글로 혹은 영상으로 확장시켜보자는 마음에서 대학교 전공마저도 신문방송학 신문 전공과 나아가 문예창작까지 섭렵했다. 또한 대학생 시절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이 좋아 동기 따라 쇼호스트 준비도 1년 정도 경험했다.


그런데 나는 말을 잘 못한다고 느낀다. 종종 특정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그 단어를 설명하다가 말의 흐름이 흐트러지기도 하고, 말을 하다보면 꼬리를 물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었는지 잊어버리곤 한다. 특히나 업무적으로 피칭을 하는 경험이 적다보니 더욱 그렇다고 느낀다.


하지만 사람들은 나에게 말을 잘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뭘까?’라고 생각하던 중 유튜브 채널 미키피디아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다. ‘말 잘하는 사람들의 비결은 뭘까’라는 제목의 영상에서는 조승연 작가님과 채널 주인 미키김이 등장해 말 잘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영상에 따르면 그들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말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논리 정연하게 말을 전하고 이를 표현하는 톤과 발음, 제스처가 훌륭한 사람이다. 더불어 영상에서는 남들과 다른 내용을 말하는 것, 상황에 맞게 말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말 잘한다는 것 자체를 사회적 평가로 보고 상황과 소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첫 번째로 상황 기준으로 나는 썰 풀때 말을 잘한다. 썰은 ‘재밌다’의 영역이다. 재밌게 말한다와 말을 잘한다를 동일 선상에 두고 내 말하는 방법을 설명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서론으로 궁금증과 흥미를 만들어낸다. 이후 점점 결과까지 다 다르는 화법을 많이 쓴다. 이 방법은 유명 유튜브 영상들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요즘 예능 유튜브 영상들을 보면 가장 재밌는 파트를 맨 처음에 보여준다. 이어 그 장면이 나오기까지 천천히 영상을 즐기게 끔 기승전결로 스토리를 나열한다. 침착맨 유튜브 채널을 본 적이있다면 더욱 쉽게 이해할 것이다.


나도 내 이야기를 사람들이 오래 듣게 하는 것을 목적 중 하나이기에 처음에는 재밌을 만한 포인트들을 나열한다. 예를 들면 나이 30살에 포켓몬스터 게임 대회 나갔다가 부전승으로 올라가 랭커 만난 이야기라던가, 첫 해외를 봉사 활동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갔었는데 지역 주민들에게 “돈이나 주고 꺼져”라는 말을 들었던 썰들을 인트로에 풀어 버린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내 말에 집중한다. 그리곤 내 이야기가 재밌었다면 그들은 내가 말을 잘한다고 느끼는 듯하다.


썰 풀기 화법, 이야기꾼식 말하기에는 단점도 있다. 궁금증 자극하려고 서론을 길게 말하다가 사람들이 지루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무언가 핵심만 전달하고 강조해야 하는 피칭 상황에서는 핵심이 멀리 있어 말에 힘이 떨어진다.


그래서 업무에서는 의식적으로 두괄식 사용한다. 핵심을 말하고 뒷받침하는 주장을 덧붙이는 형태의 화법이다. 예를 들면 “이 돈가스 집은 훌륭해요. 왜냐하면 첫째로는 주변 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둘째로는 다른 곳에서 사용하지 않는 특제 소스를 활용하고, 셋째로는 무한 리필 떡볶이를 서비스로 주기 때문이에요” 와 같은 형태로 말이다. 단순한 구조지만 내 말의 신뢰도나 핵심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사실 이 부분은 노력을 많이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두 번째로 남들과는 다른 소재나 인사이트를 말하고자 노력한다. 모두가 알고 있는 소재로 대화하는 것은 공감대만 이끌 뿐 말 잘한다는 소리를 듣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제주도 여행을 서너 번 가본 사람들에게 성산일출봉 가는 방법을 설명한다 한들 그것을 누가 재밌다고 들어주겠는가? 오히려 같은 제주도이지만 특별한 이야기를 하면 관심이 집중된다. 예를 들어 연돈 돈가스 새벽 줄서기에 성공해 돈가스를 먹고 왔다는 썰이 그들에게는 훨씬 재밌을 것이다.


이 외에 인사이트도 중요하다. 같은 주제를 보고도 다른 의견을 낸다면 사람들은 내 말에 집중을 하게 된다. 나는 보통 상상이나 사색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때 다르게 생각해 보고자 노력을 많이 한다. 그렇다 보니 종종 다른 의견을 내놓으면 사람들이 궁금증 가득한 눈으로 ‘왜?’라고 마구 눈빛을 보낸다. 여기서 성공하면 말 잘하는 놈, 실패하면 궤변 늘어놓는 놈이 되곤 하지만 나는 꾸준히 특이한 생각을 풀어내고자 노력한다.

영상을 보고 나에게 말 잘한다고 하는 이유는 두 가지 같다. 나는 재밌게 말하는 이야기꾼 체질이다. 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를 찾아 쏟아내는 힘이 있는 듯하다. 이어 같은 주제를 보고도 다른 인사이트를 내놓으려고 부단히 노력을 한다. 이러한 점에서 나는 강점을 가진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말을 잘하길 희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떠올려보자. 어떤 상황에서 말을 잘하고 싶은지? 그리고 본인이 경험한 것 중 남들과 다른 경험 혹은 인사이트 있을 텐데 그것이 무엇인지? 말이다. 어렴풋하게 찾아내 시도해 본다면 당신도 누군가에게는 말 잘하는 사람이 되어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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