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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단지 May 17. 2024

생각보다 관심없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별관심이 없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사람들은 생각보다 타인에게 별 궁금증을 가지지 않는다.


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기반한 유튜버나 게임 유저들을 상대하는 일을 한다. 매일 온라인 속에서 울고 웃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보다보면  세상 사람들이 모든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생각한다고 느껴왔다. 실제로 세상은 온라인 콘텐츠 그리고 그에 따라오는 커뮤니티로 가득한 곳이 되었다. 우리는 만들어진 콘텐츠 속의 타인에게 참견하기도 하고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속 실제 일어난 어떤 사건에 대해 반응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더욱 대한민국은 참견이 가득한 세상이라 생각했다. 특히나 오지랖이라 불리우는 대한민국의 특성 때문에 많은 이들이 타인에게 관심이 많다고 정의 내렸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를 지도 모른다. 사람을 대하는 일을 직접적으로 약 9년 가까이 해보니 생각보다 사람들은 타인에게 별 생각이 없었다. 사내에서 끈끈하기로 유명해 타부서에서도 부러움을 살 정도로 커뮤니티가 잘 이뤄진 우리 부서를 보면서 더욱 그렇게 느꼈다.


우리 부서는 약 35명이다. 각 팀원들은 직책, 직급 구분없이 툭하면 삼삼오오 번개 저녁 술자리를 하거나, 주말에는 또 다른 조합으로 모여 펜션 놀러가기, 저녁마다 게임 메신저에서 게임 함께 즐기기 등 일반적인 회사보다 두루두루 친분이 있고 교류가 많다.


때문에 당연히 모두가 서로에게 관심이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내가 판단한 만큼 사람들은 각각의 일들을 잘 모르고 있거나 상대방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관심이 많다 보니 처음 입사 당시에 화기애애한 부서를 보고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나처럼 타인에게 관심을 갖고 생각을 뿜어내는 줄 알았다.


부서에서 오랜 근속을 가진 누군가 퇴사한다고 했지만 그런가보다라고 하며 담배피러가는 1팀장, 조직개편 이슈로 조용히 아래에서 시끄러운 때 진짜 하나도 관심 없이 점심시간에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있는 2팀장, 누군가 새로 입사해 앉아 있지만 그가 궁금하지 않은 부서 사람들, 본인 업무중에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부서 내에서 벌어졌으나 관심이 하나도 없는 인원 등 끈끈하다고 느낀 부서 사람들도 타인의 일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나열한 내용들은 어찌보면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지극히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끈끈한 부서이다보니 저런 모습이 다소 의아하다. 이런 모습들은 지극하게 정상이다. 모두에게 관심을 가질 수 없다. 궁금해야 할 이유도 없다. 막상 본인에게 무슨 일이 직접적으로 발생해야 비로소 관심이 생긴다. 어렸을 적부터 사람 자체에 궁금함이 많았던 나와는 다들 많이 달랐다.


여기서 한 가지 느낀 바가 있다. 나는 ‘타인에게 관심이 많다’라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즐기고 커뮤니케이션을 강점이라고 여겨왔다. 반대로 생각해 보니 과도하게 관심을 가져 주지도 않는 눈치를 내 스스로 받아 행동에 제약을 주고 있었다. 내가 무언가 강하게 주장하는 데 있어 상대방의 비언어적인 것들을 아주 크게 인식하고 있었다. 단순히 표정부터 말투, 그의 배경 등을 인식해 내 의견을 약화시킨다는 점을 알게 됐다.


하지만 미팅이 끝나거나 평소 소통을 한다거나 하는 상황에서는 그들은 나에게 그만큼이나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정말 일만 하는 사람들이 절반 이상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좀 가볍게 생각하고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 나의 의견을 많이 말해보려고 한다. 생각도 나열하며 내가 가진 생각을 증폭시키고 더욱 그래보려고 한다.


사실 내 이야기를 보다 보면 ‘대부분 그렇지 아니한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정말 우리 부서는 끈끈한 부서이다 보니 생활하면서 더욱 그것을 느꼈다. 그 때문에 한 번쯤 믿어볼 만한 이야기이다.


평소 타인의 눈치 보며 본인의 행동을 옥죄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내 경험을 간접적으로 보고 알 아주 긴 바란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타인에게 별 관심이 없다. 그렇기에 당신이 무언가 해보고 싶은 것들이 있었다면 눈치 보지 말고 당장 실천해 보길 권한다.


생각보다 타인은 당신이 무언가 결심을 두고 시작한 그 행동에 별 관심이 없다. 그러니 당장 뭐라도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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