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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사이다 Jan 11. 2023

불편한 편의점

오랜만에 소설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다.

사실 소설을 즐기지는 않는다.

아이를 키우면서 한동안은 육아서를 읽었고, 자기 계발서류나 심리학류의 책을 즐겨 읽었다.

소설도 읽어야지 하는데 선 뜻 손이 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2023년 내가 처음으로 읽은 소설은 <불편한 편의점>이다.

너무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올라있어 오히려 읽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나의 이상한 심리 중 하나가 베스트셀러에 올라가거나, 남들이 다 좋아한다면 나는 선택하지 않는다.

나도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아웃사이더적인 성향이 여기서도 드러나는듯하다.

예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다. 몇 년 전 <미움받은 용기>라는 책이 한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른 적이 있었다.

너도나도 다 읽는 책이어서 다른 책은 다 읽어도 그 책은 읽지 않았었다.

베스트셀러에 올라가고나서 한참 지났을 때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읺은자리에서 다 읽고 큰 울림을 받은 적이 있다.

이번의 경우도 그때와 비슷하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잠깐 올라왔다 사라지는 책이 아니라 오랜 시간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책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일단 너무 술술 읽힌다. 극적인 플롯이나 사건의 전개가 없으나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고 끝까지 독자를 끌고 가는 힘이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아직 초등학교 4학년이지만 우리 딸이 조금만 더 크면 같이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세대를 어우리는 힘이 있는 책이다.

책에는 여러 명의 선한 이웃들이 존재한다. 그들이 특별한 선함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한 번쯤은 있음 직한 인물들이다.

그 인물들의 다양한 역학관계를 통해 주인공의 존재가 드러나는데 그 과정에서 생각할 거리를 준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나도 이런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다.

만약 내가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이런 책을 쓰고 싶다.

이런 글을 쓰는 김호연작가님이 궁금해 몇 가지 이력을 검색해 봤다.

이전에 영화 시나리오도, 더 극적인 소설도 쓰셨던 분이고, 오랜 시간 무명으로 글을 써오신 내공이 있는 분이다.

흔히 편안하게 읽히는 소설을 접하면 작가도 쉽게 썼으리라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반대다.

엄청난 내공이 모든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힘을 만든다.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 성공적이다.

올해는 소설도 많이 읽어야겠다.

그동안 소설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았고, 소설을 읽는 시간에 다른 생산적인 (?) 책을 읽는 게 시간을 아끼는 일이라 여겼는데

내 삶에 소설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급하게 생각하고,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일상에서

소설이 주는 사색이 어쩌면 나에게 더 필요할지 모르겠다.

책은 책꽂이에 잘 꽂아두었다가 2년쯤 후에 딸아이랑 같이 한번 더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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