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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유 컴패니언 Dec 05. 2022

내가 나를 아는 만큼 내 삶의 주인으로 살 수 있다

 

인생은 선택이다. 여기서 선택은 고통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것이 아니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살 것이냐 아니냐에 대한 것이다. 당신은 지금껏 충분히 괴로움을 겪어 왔다. 이제 당신의 마음에서 빠져나와 당신의 삶에 참여하라

                                           -Steven C. Hayes & Spencer Smith-  

   

50 이후의 정신 건강과 웰빙(well-being)을 위해서 생활 양식(lifestyle)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잠자고, 활동하고, 인지하고, 소통하고 관계를 맺을 때마다 건강과 성장 또는 질병과 고통을 자신이 선택한다. 일상생활 양식을 재조정함으로써 삶의 스트레스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일상생활 양식의 재조정은 ‘건강 위험 행동’을 줄이는 것이다. 스트레스, 불안, 초조, 근심, 걱정, 우울, 분노, 짜증을 마주하기 두렵고 싫어서 일시적 안도감과 쾌감을 주는 대상에 의존한다. 흡연, 알코올, 불건강한 식사(폭식, 과식, 육류 위주, 심리적 허기, 빨리 먹기, 즉석식품, 인스턴트 등), 운동하지 않음, 불건강한 수면 등 건강 위험 행동을 하면서도 쉽게 바꾸지 못한다,      


50년 동안 힘들이지 않고 익숙하게 사용해 온 생활 양식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생활 양식의 변화는 외부의 다른 사람과 싸움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더 어렵다. 충격적인 자극을 받기 전에는 어지간해서 바꾸기 어렵다. 생활 양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탐색해서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자신을 탐색하는 것도 특별한 동기가 작동해야 한다. ‘내가 이렇게 사는 게 맞나?’,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야 하나?’, ‘어떻게 살고 싶은가?’, ‘지금 내게 중요한 게 뭐지?’라는 절박함이 묻어있는 자기 탐색 질문이 있어야 한다. 방송에서 가끔 생활 양식을 완전히 바꾼 사람의 삶을 보여준다. 암이나 심각한 질병에 걸린 사람이 이전의 모든 생활 양식을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가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은 자연의 리듬에 맞는 생활 양식으로 살면서 건강을 찾고 변화되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살면서 많은 상실을 경험한다. 자신과 배우자, 자식의 질병과 사고를 경험하고, 재산, 사회적 지위, 명예를 잃기도 한다.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해고, 명예퇴직, 권고사직, 부당한 징계, 모욕감을 느끼면서 좌천을 당하기도 한다. 상실을 겪고 절박한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완전히 생활 양식을 바꾸지만, 어떤 사람은 상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알아차림 없이 기존의 생활 양식을 고수한다. 필자인 나도 일상생활 양식에 변화가 나타난 시기가 있다. 40대와 50대에 직장에서 모멸감과 수모를 당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다. 견디기 힘들어서 삶을 포기하려는 순간도 있었다. 내면을 탐색하면서 좀 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나를 알고 싶어 심리학에 입문했다. 몸과 마음의 작동시스템을 알게 되면서 생활 양식도 조금씩 바뀌었다.   

   

내가 경험한 그 당시의 상황을 소환해 본다. “매일 밤, 앞이 캄캄한 곳에서 엄청난 괴물에 눌려 뚫고 나가지 못하는 꿈만 꾼다. 내가 누군지, 왜 이렇게 막막하고 고통스러운지, 어떻게 하면 고통을 멈출 수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물음을 던지고 나를 탐색하는 수행을 시작했다. 그런 수행의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숨을 쉴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해졌다. 한숨을 돌리면서 내가 왜 이런 상황에 빠지게 되었는지 나를 깊이 있게 연구하고 싶었다. 그래서 40 중반에 심리학의 배움 여행을 시작했다. 전체적인 삶을 관찰할 수 있는 망원경과 현미경을 만난 기분이다. 몸과 마음의 치유와 성장을 위한 나침반이었다. 심리학 여행을 하면서 받은 가장 큰 혜택이 있다면, 몸과 마음에 대해 친절함이 생긴 것이다.      


잠을 자고 밥을 먹을 때도 몸 안의 모든 기관이 협력해서 움직인다는 걸 안다. 역겨워하던 사람들을 머릿속에 떠올릴 때도 자동적으로 몸은 싸울 준비를 한다는 걸 안다. 몸과 마음이 스트레스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안다. 무슨 일이든 완벽하게 해야 안심이 됐는지 이유를 안다. 불의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했는지, 못 견뎌 했는지 조금씩 이해가 간다. 불의와 부당함에 맞서기 위해 분노 에너지가 끓어올랐다는 것을 안다. 마음속에 적개심과 악의(惡意)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심장이 바빠졌다는 것을 안다. 심장이 조이는 듯 아프고 쿵쾅거렸는지 이해한다. 심장은 싸움에 필요한 근육과 팔, 다리, 그리고 어깨로 에너지를 보낸다. 몸 곳곳이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흠뻑 젖는다.     

 

뇌에서 몸과 마음에 사느냐 죽느냐의 위급한 상황이라고 지시를 내린다. 소화기관은 싸워서 이길 때까지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몸과 마음 곳곳에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신호가 빗발친다. 잠을 자지 못한다. 죽을 것 같은 두려움과 불안으로 가슴이 눌리고 숨을 쉴 수 없다. 갑자기 온몸이 오그라들고 배가 당기고 이빨이 부서질 정도의 오한(惡寒)을 느낀다. 그 당시에 내게 다가오는 외부의 모든 자극은 내게는 스트레스였다. 심리학의 스트레스 체계 이론은 내 상태를 그대로 설명해준다. 내 몸과 마음은 그럴수록 생존을 위한 생리적·심리적 자동반응을 한다. 내 몸과 마음의 에너지는 점점 고갈된다. 몸과 마음에 증상들이 나타나는 게 당연하다. 

     

나는 심리학의 지혜를 통해 스트레스 자극에 대처하는 법을 배웠다. 매 순간 다가오는 자극에 자동 반응하지 않고 정신을 차리고 대처하는 방법을 배웠다. 몸과 마음이 세포 수준에서부터 정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세포들도 매 순간 움직이며 변화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신체 감각, 생각, 감정, 욕구가 끊임없이 바뀐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아하~ 그랬구나!’ 하면서 가슴을 한 번씩 토닥였다.”   

  

50 이후 삶을 사는데 필요한 것은 삶의 본질을 숙고할 줄 아는 현명함이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건강 위험 행동을 알아차리고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직접 고통을 겪지 않고도 질병을 예방하고 적절히 관리하는 지혜를 가진 사람이다. 사람들의 일상생활 양식 변화를 전문적으로 지원하고 연구하는 심리학에 건강심리학이라는 전문 분야가 있다. 사람들의 건강 위험 행동을 수정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심리학적 원리와 훈련을 적용하는 분야다. 또한 ‘생활양식 의학(lifestyle medicine)’이라는 의학 분야에서도 사람들의 일상생활 양식 개선을 통해 질병을 예방,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이해하는데 심리학자들의 다양한 관점이 도움이 된다. 과학적·체계적인 방식으로 조각조각 내보고 다시 퍼즐을 맞추듯이 전체적으로 자기 자신을 보는 힘이 생긴다. 바라던 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때 기억으로 남는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착한 사람, 정직한 사람, 친절한 사람, 점잖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욕구를 알아차릴 수 있다. ‘괜찮은 사람, 성실한 사람, 일 잘하는 사람, 완벽한 사람, 듬직한 사람이 되기 위해 너무 애쓰지 않아야 살 수 있다.’라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속마음을 풀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체계적으로 알 수 있다.     


50에는 용기를 내어 일상생활 양식의 근본적 변화를 하는 사람이 인생 후반전을 음미할 수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탐색을 통해 자신의 행동과 습관을 알아차릴 수 있다. 알아차림을 통해 매 순간 자극에 대해 자신을 점검하고 행동을 수정할 수 있다. 운동, 수면, 식습관 등의 생활 양식을 수정하고 변화함으로써, 감각, 생각, 감정, 욕구를 알아차리고 받아들임으로써, 스트레스 대처방식을 배움으로써, 인생 후반전에 몸과 마음의 건강과 웰빙 선물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화병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경험하지 않기 위해서, 만성 통증을 포함한 만성질환(심혈관계 질환, 면역계 질환, 암, 당뇨, 소화기 질환 등)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해서, 물질 및 행위 중독(알코올 중독, 흡연, 도박 중독, 인터넷 중독 등)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해서, 비만, 폭식, 섭식 장애 등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해서, 50 이후의 내 삶의 파도를 잘 타고 넘기 위해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상생활 양식을 과감하게 바꾸는 절실함이 필요한 시기다.   

   

(Tip 몸과 마음의 작동 시스템 이해하기)

심리학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특히 사람의 몸과 마음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해준다. 몸과 마음은 매 순간 나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 몸과 마음의 움직임을 알지 못하면 건강을 잃고 질병에 걸리기 쉽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거나, 예전 기억을 되새김질할 때,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에 맞닥뜨릴 때 내 몸은 즉각적으로 생리적 반응을 일으킨다. 뇌, 심장, 혈관, 근육, 신경, 호흡, 호르몬 등 모든 기능이 생존을 위한 투쟁과 도피에 집중된다. 몸의 긴장은 불안, 공포, 분노, 적대감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일으킨다. 부정적 감정은 부정적 생각을 일으키고, 또다시 몸은 더 긴장하면서 악순환의 스트레스 상태에 빠진다.   

   

몸과 마음이 어떻게 연결되어 작동하는지 알아차리면 일상의 사소한 골칫거리에서부터 질병, 이혼 등 큰 생활 사건과 트라우마와 같은 스트레스에 좀 더 슬기로운 대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수준을 넘어 삶의 의미를 찾고 행복을 경험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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