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순이도 바빠요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번거롭게 느껴져 잘 약속을 잡지 않는다. 특히나 주말에는 거의 약속을 잡지 않는 편이다. 퇴근 후에 한두 시간 정도 간단히 밥을 먹고 돌아오는 것을 선호하고, 주말에까지 꾸미고 나가 사람을 만나는 게 부담스럽다.
주말에 뭐했어요?라는 물음에 항상 "집에서 놀았어요!"라고 답한다. 다들 대체 뭘 하고 노는지 신기해한다. 내게 주말은 재충전의 의미이기에 평일에 못 즐긴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밀린 일들을 해치우는 시간이다.
주말 오전에는 운동을 간다. 필라테스 수업을 듣고 찌뿌둥한 몸을 깨우면 주말 아침이라도 개운하게 눈을 뜰 수 있다. 그리고 장을 보러 가서 간단히 해 먹을 재료들을 사 온다. 거창한 요리보다는 한 그릇 음식이나, 브런치를 선호한다. 예쁜 접시에 건강한 재료로 가지런히 담아 먹으면 폭식을 막을 수 있다. 밖에서 먹어보고 맛있었던 음식은 가끔 집에서 따라 해보기도 한다.
혼밥이라고 하면 대충 끼니를 때운다고들 생각하는데, 혼밥도 멋지게 즐길 수 있다. 집에서 즐기는 혼밥뿐이 아니라 혼자 외식을 하는 것도 정말 좋다. 연인이나 친구들과 가는 분위기 좋은 식당에 혼자 가서 밥을 먹으면 일행이 있을 때보다 온전히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자주 못 가는 비싼 식당도 가끔 혼자 가서 즐기면 또 다른 근사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사진 몇 장을 남기고 휴대폰은 내려두는 것을 추천한다. 휴대폰에 시선을 꽂고 의미없는 포크질을 하기는 아깝다.
저녁에는 서울숲으로 산책을 간다. 집에서 가깝지는 않지만 버스 타는 것을 좋아해서 한 시간 정도 걷고 돌아온다. 주말에는 평일보다 많이 먹게 돼서 최대한 저녁에는 많이 걸으려 하고 있다. 가볍게라도 산책을 하고 나면 제시간에 잠이 와서 11시 안에는 잘 수 있다.
집으로 돌아와 씻고 누워서 책도 읽고 글도 쓰고, 괜히 기사도 찾아보고 하고 싶던 일들을 다 하고 나면 정말 눈 깜짝할 새에 하루가 지나있다. 사람을 만나면 에너지를 뺏기는 편이라 이런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요즘 많이 지쳐있다면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감사합니다(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