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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 삶은 ‘대가리 꽃밭’을 벗어나야 시작된다

[신흥멘탈(申興Mental)]

이 글은 독립탐정언론 <신흥자경소>에 2024년 7월 12일(오후 7시 53분) 올라온 기사입니다. ->원문보기


          

[신흥자경소]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헤르만 헤세 소설 ‘데미안’에 나오는 문장이다. <신흥자경소>는 이 표현에 한 가지 흥미로운 대입(代入)을 해보려 한다. 

          

주체적으로 살려고 하는 자는 대가리 꽃밭’(=온실 속 화초)을 가능케 한 온실(溫室)’을 파괴해야 한다.


그렇다. 주체적 삶은 ‘대가리 꽃밭’을 벗어나야 시작된다. 그러려면 화초처럼 자라게 한 온실을 부숴버려야 한다. 이는 세상 밖으로 나가 다양한 사회경험을 쌓고 ‘잔혹한 진실’에 눈을 떠야 함을 의미한다. 온실을 파괴하지 않으면, 순종적이고 고분고분한 습성을 유지한 채 살아가야 한다. 

           

대가리가 꽃밭인 사람은 누군가의 보호 아래 삶의 대부분을 평화롭게 살아온 ‘온실 속 화초’일 가능성이 높다. 자기가 직접 보지 못한 다른 세계를, 평화로운 자기 주변과 같을 거라고 마냥 착각하는 부류다. 소설 데미안 초반 부분에서도 이 세계가 아주 잘 표현돼 있다. 부유한 부모 밑에서 형성된 아름답고 평온한 세계, 나약한 주인공의 안전한 보금자리다. 

          

하지만, 사람은 보호자(대개 부모) 밑에 평생 있을 수 없다. 누구나 언젠가는 독립을 실행해야 한다. 그 보호막을 파괴하지 않는 한, 대가리 꽃밭 정신은 유지될 것이다. 대가리 꽃밭 정신을 떨치지 못하면, 언젠가는 내부세계와 실제세계 간극에서 오는 고통을 한꺼번에 크게 감당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대가리 꽃밭 정신을 벗어나려면, ‘진실’을 봐야 한다. 대개 ‘진실’은 잔혹하고 불편한 법이다. 어쩌면 ‘지옥’에 가까울 수도 있다. 짐승의 약육강식 원리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아무리 문명이 발달했다 한들, 인간 세상엔 동물적 사냥·경쟁 본능과 처절한 암투가 난무한다. 냉혈한·소시오패스들도 넘쳐난다. 누군가 대가리 꽃밭인 채로 그 세상에 내던져지면, 눈앞 광경은 곧 ‘지옥’처럼 느껴질 것이다.

            

문제는 인간 대부분은 ‘온실’에서 태어난다는 점이다. 보호자(대개 부모)는 대체로 아이들에게 아름답고 예쁜 것만 보여주려 한다. 그렇기에 가정이 안온할수록 아이들은 험한 세상에 면역이 돼 있지 못한 상태로 어른이 된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지옥에 가까운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커가는 과정에서 냉혹한 현실에 얼마나 노출되어 봤느냐로 판가름 난다. 지속적으로 냉혹한 현실에 노출됐던 아이들일수록 그 지옥에 가까운 진실을, 자기 주변에서 늘 일어나는 ‘매우 당연한’ 실세계로 받아들이기 수월하다. 

          

실제로 미성년일 때부터 험악한 동네에서 자라온 자들은 평생을 그 ‘지옥의 원리’(약육강식·냉혈한 세계)를 품은 채 살아간다. 진실은 냉혹하고 냉정하고 차갑다는 것을 과거 삶을 통해 체화해 버린 자들이다. 그들은 모든 가식·치장을 벗어던진 인간이란 동물이 얼마나 추잡스럽고 악덕한지도 매우 잘 안다. 이들에게, ‘온실 속 화초’로 자라난 사람들이 보여주는 ‘대가리꽃밭’ 같은 말과 행동은, 마치 갓 태어난 ‘애’ 같은 모습처럼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지옥에서 살아남은 사람 중 천성이 범죄자에 가까운 부류는 대가리꽃밭들을 호구로 삼아 사기 등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생긴다. 냉혹한 진실을 모르는 어리숙한 자들은 가장 손쉬운 먹잇감이다. 가령, 부모의 풍족한 경제적 지원 속에서 ‘순둥순둥한 친구만 있는 좋은 학군’ 코스를 지나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살던 사람이, 스펙으로는 이에 한참 못 미치는 건달·양아치·꽃뱀·제비 같은 자들에게 심리부터 육체까지 완전히 농락당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부유한 부모 밑에서 안전한 ‘온실’ 코스를 밟아온 ‘화초’들이 보이는 심리기저엔, 기득권 시스템을 마치 확고부동한 진리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성이 있다....(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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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자경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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