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시간을 존중합니다
feat. 나를 보니 네가 보여
시공간을 넘나드는 세상 -
동시대에 다른 세계관을 펼치고 사는 사람들
우리들의 시간은 각자의 방향으로 깊게 흘러가고 있다.
타인과 평행선을 유지하며 시간의 목적지를 향해 벗 삼아 간다. 문득 옆을 돌아보면 어긋난 다른 시간 속에 살고 있다가 어느 지점에서 다시 동행하기도 하면서.
나와 같은 시간을 맞이하는 누군가를 만나는 지점도 찰나일 뿐이다. 그러고 보니 가족 안에서 오밀조밀 뭉쳐있는 곧 지나갈 이 시간대가 소중해진다. 그리고 그 반경에서 응원을 주고받는 이웃들도 소중한 존재가 된다.
적어도 지나온 기억 속에는 스틸컷처럼 고정되어 머물러있는 장면들이 촘촘히 있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내가 찬 시계의 시간만은 유수처럼 몇 곱절이상으로 증폭되어 흘러간다.
일정하게 흐르는 시간을 의심하는 건 망상이 아니면 무엇일까. 그럼에도 다가올 세월이 벌써부터 아련해진다.
마흔 초중반. 올라탄 뒤로는 이런 급행열차 또 없다. 가속이 붙는 시점이 뒤돌아보면 찰나다. 골목길에서 누군가와 같은 방향을 향해 걸어가다 뒷사람을 의식하며 길을 비켜주기도 하면서 조급증 아닌 조급증으로 인생의 걸음을 더 재촉해 왔던 것 같다. 뚜렷한 방향을 정하지 못해 제자리 쉼표를 찍으면서도 숨은 왜 이리도 가쁜지.
그 덕분인지 난 오랜 친구들에게 조차 선뜻 연락을 주저하게 되었다. 행여나 바쁜 세상에 그들의 시간을 침범하게 되는 건 아닌지 하고 말이다.
무엇보다 내 삶이 여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
나부터 내 가족의 안위를 지키고 심적 여유를 찾고 싶은 마음이 소박하지만 결코 소박하지 않은 소망이 되었다. 우리들의 시간은 하루하루 헤쳐나가야 할 일들로 무궁히 산재해 있다.
그래도 소중한 마음은 늘 간직하고 있으니 어느 따뜻한 봄날엔 친구에게 안부를 돌리고 싶어 진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생활하다 시간이 묵고 묵어 세월을 품은 벗들과 웃음꽃 피우며 마음 나눌 날이 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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