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혹은 OFF / ​권분자

by 권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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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혹은 OFF



권분자



후박나무 잎이 자꾸 떨어져서 꺼둔 내 몸의 스위치를

봄이면 다시 켤 수 있으면


몸에서 빠져나온 영혼이 수술대 전정 위에서

자신의 주검을 내려다보았다는

죽었다가 되살아난 사람의 생생한 사례담이

그해 겨울 내 호기심이 되었다


아파트가 지어질 때, 이곳으로 옮겨온 한 그루 나무

어디선가 백년을 살아온 듯도 한 그 나무

한동안 흘리던 눈물도 그러했다


그 나무 내 창가에서 내내 죽은 듯 미동이 없더니

어느 날 링거액 맞고 되살아났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돼

나무의 많은 말을 듣게 된 나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꺼졌다 켜진 수천수만 개의 스위치가

안 보이는 어딘가에 있었나보다


누군가의 손끝이 빠르게 켜는 ON에

나뭇가지 발그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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