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는 것은 도태되었다는 것일까

by 유진

외롭다는 생각을 달고 살지만 그건 내가 선택한 외로움이었다. 가족들 틈에서도 나는 외로웠고,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과 있으면서도 외로웠다. 누군가 나에게 친절을 베풀면 늘 의심부터 했다. 어차피 한 번 맺은 인연은 너무나도 가벼워서 금세 사라져버릴것이라고 근거 없는 확신을 하며 마음을 꾹꾹 닫아두었다. 그렇게 해서 떠나간 사람들이 몇 명이었는지, 그 땐 이유를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와 보면 먼저 놓아버린것은 늘 아마도 나였다.

외롭다는 말을 내뱉기가 어려워진 것은, 외롭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스스로가 도태되었다는 증거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이다. 그 외로움이 단순한 인간 관계에서 오는 것이든 이성을 만나지 못한 것에서 오는 것이든 남들이 다 하고 있는 '사랑'이 나에게는 불가능함에 절망스러웠다. 왜 나는 그 흔한 사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건지.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나 동정이나 연민은 사랑이 아니었다.

나는 늘 스스로의 행동 반경을 최대한 좁히고 누군가의 마음이 나에게 닿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그러니 당연히 고립될 수밖에. 그리고 점점 쪼그라들어 굳어가는 스스로를 보며 화창한 바깥 날씨와는 다르게 칙칙한 내가, 세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그렇게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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