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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운 Jun 05. 2024

아틀란티스를 찾아서 2

엄마 찾아 삼만리


아틀란티스를 찾아서

https://brunch.co.kr/@topgunkk/218

1편과 연결되는 글입니다.

잠시 읽고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해저이만리" 이야기를 신나게 써놓고

뒤돌아 서서 정작 "엄마 찾아 삼만리" 주제곡을 부르고 있던 나를 발견했습니다.


'아득한 바다 저 멀리 산 설고 물길 설어도

나는 찾아가리 외로운 길 삼만리

바람아 구름아 엄마 소식 전해다오

엄마가 계신 곳 예가 거긴가

엄마 보고 싶어 빨리 돌아오세요

아아아 외로운 길

가도 가도 끝없는 길 삼만리'


해저 이만리를 적다 보니 자연스레  엄마 찾아 삼만리로 의식이 흘러갔나 봅니다.





" 꼬마 마르코가 엄마를 찾아 떠난 이야기  "엄마 찾아 삼만리"의 원제는 

엄마 찾아 삼천리(母をたずねて三千里)입니다.


원작은 이탈리아 작가  에드몬도 데 아미치스의 사랑의 학교에 실려 있는 

단편 '아펜니노 산맥에서 안데스 산맥까지'(Dagli Appennini agli Ande)입니다.

원작에서 마르코는 이탈리아의 제노바에서 엄마를 찾아 떠나 프랑스의 마르세유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와 말라가를 거쳐

세네갈의 다카르를 지나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리레스 까지 갑니다.

거기서 엄마가 있다는 바이아블랑카로 갔지만 만나지 못하고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돌아와

쿠쿠만 이란 곳에 돌아가 마침내 어머니를 만나고 다시 긴 여정을 거슬러 제노바로 돌아옵니다.



원작에 의지하여 마르코가 간 여정을 왕복 거리로 계산하면 25,910km. 

일본의 단위로 계산하면 6,554리, 한국의 단위로는 64775리입니다.

즉, 엄마 찾아 육만 오천 리 정도일 텐데,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는 삼천리라 제목 지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엄마 찾아 삼천리"는 한국어로 번안하면서

이번에는 거리 단위를 제대로 표기했습니다. 

한국만화의 제목은 그래서 "엄마 찾아 삼만리"입니다

엄마 찾아 삼만리도 사실은 엄마 찾아 육만 오천 리가 되어야 했었네요.


여하튼, 거리의 환산을 잘못하는 바람에

전 세계 바다를 누비는 노틸러스호가 이만리를 가는 동안 

꼬마 마르코가 삼만리를 걸은 꼴이 되었습니다.

(사실은 육만 리를 여행했네요)


오랜만에 만화영화 OST를 유튜브로 듣습니다.


노모가 올봄에 입원과 퇴원을 번갈아 합니다.

머나먼 길 삼만리를 떠나갈 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낍니다.

마르코는 엄마 찾아 먼 길을 거침없이 떠났지만

이제 우리는 엄마 찾아 그 길을 떠날 수 없음을 압니다.

몇 번의 봄날과 가을날을 함께 할지 모르지만

헤어지는 연습을 조금씩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올봄에 긴 투병 끝에 아버지를 떠나보낸 제자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라는 단어 한마디에 마치 비닐봉지에 바늘을 찌른 듯 쏟아져 흐르던 눈물을 보았습니다.


유월입니다.

아틀란티스를 향해 떠날 만큼의 동심을 가지진 못했지만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향해 떠나는 마르코의 마음만은 닮고 싶습니다.



마르코가 엄마를 찾아 제노바를 떠나 또다시 배를 탔던 "마르세유"항구입니다./ 250g/ 미젤로골드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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