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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새 Winter Robin Jul 29. 2024

[르무통 서포터즈 6기] 나의 반려길을 반려신과 함께

어서 와, 르무통! 분당 중앙공원은 처음이지?

요즘, 매일 온실 속에 사는 기분이다.


온실 안의 화초라는 말이 있는데,

보통 세상물정 모르고 곱게 살았다는 의미로 쓰인다.

그 화초는 적절한 온도와 습도 속에 사랑받고 있는 거라면, 인간인 나는 온실 같은 한국의 장마철이 참 답답하다.

실제로 여행 중에 식물원에 있는 온실을 들어가 보면

덥고 습해서 숨을 쉴 때마다 목구멍이 막히는 것 같고,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슬라임 속을 걸은 마냥 끈적해진다.


지금이 딱 그렇다.

그건 곧 내가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는 뜻이다.


런 장마철이 다가오면

외출할 때마다 무슨 신발을 신을까 고민부터 한다.

빗속에 신기 좋은 샌들류나 레인부츠를 고르기도 하고,

운동화로는 굽도 있고 잘 마르는 르무통을 신기도 한다.

 

하지만 새 운동화라면?

하필 비 오는 날 일부러 첫 개시를 하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 있다면 그 사람은 특별한 상황에 놓인 것 아닐까.)


나의 경우에는 르무통 서포터즈 6기 활동 덕분에 

아주 보송보송한 새 신발이 왔다.

당장 신고 싶었지만

밖에서는 계속 먹구름이 비를 토해냈다.


너무나 갖고 싶던 르무통 메이트 올리브그린.

이런 곱디고운 르무통 메이트 올리브그린을,

첫 개시 하는 날부터 빗물 속에 담그고 싶지 않았다.

날씨앱을 보며 거의 일주일을 기다리다가

비가 거의 안 오다시피 하는 날,

겨우 외출을 감행했다.


새 신을 신고 갈 나의 반려길은 바로

장마철이 아닐 때는 거의 밤낮으로 매일 걷는


분당 중앙공원.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65)


습기가 가득차서 거대 온실 같은 공원. 피톤치드 컴온.

날씨는 뭐, 비는 안 와도 장마철이니까.

그래도 나오길 잘했다 싶다.

이게 얼마만이야.

초록이 잔뜩 보이니 기분이 좋다

몇 분 신었다고 벌써 편안해진 새 신발을 신고

오랜만에 나와서 걸으니 들떠버렸다.


하도 많이 와서 친숙햐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길.

다른 사람들은 반려견과 반려길을 걷는다면

나는 반려신을 신고 반려길을 걷는다.


이 길은 탄천 옆을 따라 만든 길로,

걷기도 편하고 볼거리도 많다.

중간에 앉아서 쉴 수 있는 곳도 제법 있다.

초록이 많다는 것 외에

지금은 그냥 평범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고

가을에는 단풍이 물들고

겨울에는 나뭇가지들이 하늘에 수묵화를 그리니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한숨을 내쉬며 감탄할 만큼 아름답다.


이 길을 공원 한쪽 끝까지 걷고 나면,

방향을 틀어서 다시 되돌아간다.


그리고 반대쪽 루트,

야외공연장으로 향하는 길 초입을 향해 다시 걸어간다.


반대편, 야외공연장 루트.

뜨거운 햇빛이 마구 내리쬐는 날에는

이쪽 야외공연장으로 향하는 길이 사실 걷기 좋다.

왜인지 아직 이유는 모르겠으나, 

그늘이 적당히 있어자외선이 좀 차단되는 기분이다.


이 날도 그랬다.


하늘이 잘 보이는 첫 번째 길과는 다른,

이 길만의 프라이빗한 분위기도 나는 좋아한다.


자, 이제 이쪽 길도 걸어볼까.

첫 길보다 좀 더 어두워서 그런지

이쪽 길을 걸을 때면 좀 더 생각에 깊게 빠져서 걷는다.

그럴 때면 여러 가지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고민거리에 대해서도 해답을 찾으려 하고

갖가지 생각들에 푹 잠겼다가

주변의 자연을 보면서

휴- 하고 잠깐 뇌와 마음에 휴식을 준다.

발이 불편하면 하기 힘든 것이 바로 이런 내적 휴식.

르무통이 있어 안심이다.


솔직히 이 날 내가 한 생각은,

'내 르무통 메이트 올리브그린 너무 예쁘다!'

'비가 안 와서 다행이야!'

'어떻게 사진을 찍어볼까?'

같은, 꽤나 얕은(?) 생각이었지만

기분만큼은 좋았다.

어찌 보면 오히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새로운 르무통과의 산책에 집중하고

어떻게 이 순간과 기분을 기록으로 남겨볼까 고민하는

오롯이 지금에 존재하는 순간이었는지도.


열심히 걸으면서 찍어보려고 해봤다 ㅋㅋ 노력이 가상한가?

걷다 보면 이쪽 길도 쉴 곳이 많아서

다리가 힘들 때, 또는 생각이 많을 때는

잠깐 앉아서 쉬었다 가기도 한다.


곳곳에 놓인 벤치.

휴식할 수 있는 의자가 곳곳에 있고,

긴 벤치 뒤쪽으로는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기 좋은 탄천길이,

두 개의 의자 앞 쪽에는 배드민턴장과 맨발 황톳길이 있다.

정작 나는 대부분 그저 이 길을 홀로 또는 같이

걷기만 하는 게 루틴이지만

저런 다양한 시설이 있다는 게 좋다.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재밌다.


가을에만 피는 꽃무릇

이쪽 길의 특별함 중 하나는 또

꽃무릇.

매년 9월에서 10월까진가,

너무나도 매혹적인 붉은 꽃이 양탄자처럼 가득 피고

어느샌가 싹 사라지며 초록풀만 남긴다.

시즌 축제 같아서 매년 기대된다.

일종의 연례행사랄까?

이 장마와 무더위가 지나고 볼 수 있다니 제법 기대된다.


아아, 반가운 햇빛이여!


혹시 몰라 가방에 접이식 우산은 넣어왔지만

무성한 초록빛 잎사귀 사이로 햇살 한줄기 들어와

나의 새 르무통에 스포트라이트를 준다.

날이 좋아 다행이야.


야외공연장 쪽, 두번째 길의 끝

자, 이제 끝에 도착했다.

운동기구가 있고,

중앙공원의 이름이 새겨진 무대 비슷한 설치물도 있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공원기구를 이용해서

각자 열심히 운동을 한다.

뻥 뚫려 있고 그늘이 별로 없는 구역이지

기구가 있는 쪽은 용케 그늘이 져서 좋다.


저 '중앙공원' 글자 앞에서는 종종 사진 찍고 놀았다.

밤에는 글자에 빛도 들어와서 사진이 재밌게 나온다.

 

분당구청 옆길

운동기구가 있던 곳에서 옆길로 굴다리 쪽으로 내려가면

분당구청 옆면으로 통하는 길이 있다.

여기도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이 가득해 걷는 맛이 난다.


(좌) 서현역 & (우) 수내역. 자, 당신의 선택은?

분당구청 앞, 널찍한 인도가 있다.

서현역과 수내역 중간쯤에 있는 길.

나는 보통 여기서 수내역 쪽으로 향하며

반려길 산책을 끝낸다.


아파트가 많은 분당 지역,

뻥 뚫린 길에 서니 하늘이 얼마나 넓은지 새삼 느낀다.

 

천장화 같던 이 날의 하늘

덥다는 이유로,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이유로

오늘도 건너뛰었을지도 모르는 여름 산책.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매일같이 걷는 나의 반려길을 걸어봤다.


이 길을 걸을 때면

마음을 움직이는 순간들이 많아

내 스마트폰 사진첩에는 이미 수년간 찍은

반려길의 사진이 가득하다.


하지만 누구에게 소개해보고자 찍은 건 처음이다.

이렇게 가까이, 소중하게 이 길을 보며 걸었던가.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노래 참 좋아했는데.


새 신을 신고 제일 처음으로 간 것이

나의 반려길인 것도

처음이지 않나 싶다.

(보통은 특별한 약속이나 행사에 갔으니까.)


결국 이 날 밤,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 때문에

르무통 메이트 올리브그린에 빗방울이 튀었다.

그래도 금방 말라서 (다행히) 금세 다시 보송보송해졌다.


다음번에는,

장마가 지난 화창한 그 어느 날에

당일치기 여행이라도 갈 때 신어주려고 한다.


답답하더라도

조금만 기다려줘.



https://brunch.co.kr/@lemou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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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무통 서포터즈 활동으로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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