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직장인의 독설
일이 잘 안 될 때가 있다. 연속 패배다. 기분이 더럽다. 그런데 이렇게 두드려 맞다 보면 체념하여 마음이 편해진다. 권투선수가 다운을 당했을 때 잠시 평온이 찾아온 것처럼. 다시 일어나 기운을 차리고 스파링을 하면 된다. 다운이 쉼이 되기도 한다.
다운은 기분 나쁘다. 다운 안 당하면 좋다. 그런데 상대가 너무 세면 다운도 당한다. 기분 더럽지만 현실이다. 실력이 부족한 탓이다. 그걸 부정할 수는 없다. 만회하는 게 더 관심사다.
흠뻑 맞고 쓰러지면 시간을 번다. 일순간 놓아버리는 것도 있다. 그냥 그때를 즐기고 다음을 기약하자. 다운을 당한 사람은 창피하지만 보는 사람이 다 손가락질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동정이 올라올 수도 있다. 너무 민감해지는 것은 나약한 모습일 뿐이다. 그럴 필요 없다. 철면피가 되어도 된다. 남의 시선에 연연하지 말아도 된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게 더 문제다. 남은 그러다가도 금방 잊는다.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흠뻑 맞을 때는 그냥 다운되면 된다. 곧이어 새로운 생가가 생긴다. 신기하다. 그냥 죽으란 법은 없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