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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짓것 Dec 31. 2019

그리워하지 않는 그대에게

05 직장인의 독설

어떤 후배들은 모처럼 열린 회식자리에서 분위기를 맞춰줄 의지가 없다. 아니 오히려 회식 자리에 참석해준 것을 생색이라도 내는 듯하다. 리더는 그러는 그들에게 열심히 추파를 던져보지만, 겨우 비자발적인 썩소만이 돌아올 뿐이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들이대야 하는 게 리더의 미덕인가.


회식이 쉽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다. 그래도 한 해를 보낸다든지, 누가 다른 데로 전근이라도 가는 경우에 아주 가끔 전체 자리가 마련된다. 문제는 술이다. 술 없는 회식 하면 그만이지만 배운 도둑이 그것밖에 없다. 술판이 벌어지면 분위기는 갈라진다. 아니 꼭 술이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대충 맞춰주려고 노력하는 친구와, 심드렁하게 유아독존으로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갈 시간만을 기다리는 친구다.


그럴 수도 있다고 치부하고 넘어가면 좋으련만, 오지랖 넓은 리더는 자꾸 신경이 쓰인다. 회사 동료들과의 자리가 그립지 않은 직원에게 말이라도 붙이다 영혼 없는 대답에 그만 마음에 약한 스크래치가 난다.


리더는 고민한다. 쓸데없는 짓거리는 그만두고 아예 각자의 취향대로 내버려 둘까, 아니면 약간의 쪽팔림을 무릅쓰고 전체 분위기를 위해 관심을 유도해볼까.


결론은 절대 그리워하지 않는 이에게 쓸데없는 참견은 부작용만 있을 뿐이다. 그냥 자기 취향대로 하게 내버려 둬야 한다. 아니면 냉정하게 아예 식사 자리로 깔끔하게 끝내고, 술 먹고 싶으면 그런 부류와 어울리면 된다. 괜한 오지랖으로 상처 받으면 관계만 어색해진다. 그리워하지 않는 그대에게 리더 또한 그리움을 접으면 된다. 그리워하지 않는 그대에게 다른 식으로 권한 행사를 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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