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작가인 진영이 암투병중인 여동생 진희의 병문안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여 가족들을 만나면서 연극이 시작된다. 가족 중에는 작가지망생 20대 조카 도연이 있는데, 그녀에게 6~70년대 자신이 어린시절을 보낸 서교동, 화곡동 일대에 얽힌 이야기와 오랫동안 말하지 못했던 가슴 아픈 가족의 비밀을 이야기하는데... 그 이야기 속에는 나이 지긋한 관객이라면 공감할 안국동 실험극장, 만원버스, 회수권, 만화방, 채변검사, 연탄갈기가 등장하여 관객들에게 관극은 지나간 과거에 대한 아련한 회고이자, 정신 없이 달려온 세월에 대한 묘한 치유의 시간이 된다. 굳이 사회적 배경이나 정치적 목소리가 등장하지 않아도 한 개인이 살아낸 일상의 모든 순간이 한국연극이 담고 기록해야할 '한국인들의 삶이자 역사'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작가는 왜 '서교동에서 죽다'라는 극을 쓰는 작가를 진영이 아닌 도연으로 설정한 것일까? 얼마전 공연이 끝났음에도, 어느 새 새로운 작품의 그 많은 대사를 줄줄 외우는 박완규배우의 역량이 놀라웠다. ^^ ... 7/4일까지 씨어터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