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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wan Kim Mar 10. 2024

공연

강서연 해금 독주회

평소 국악에 그다지 귀를 열어놓고 살지도 않는 처지에 지인의 따님이 공연한대서 해금 독주회를 보러 갔다. 해금이라면 몇 년전 출근길에 듣고, 크게 와 닿아 CD를 구매했던 정수년연주가의 앨범정도가 기억에 있는데... 어쨌든 돈화문 맞은편에 자리한 돈화문국악당(언제 이런 공연장이 여기 생긴거지??!!)에서  열린 연주회는 70분 동안 나의 기대치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었다. 가로세로 교차하는 두 줄기 선과 사람의 네 손가락만으로 만들어내는 흥에 겨운 듯, 흐느끼는 듯한 해금소리는 한범수류 해금산조에서 시작하여  악보없이 30분 가까운 시간 동안 이어져 나를 경악하게 했고, 이어진 무르익 산조병주, 육자배기 연주는 대금, 거문고 등의 소리와 어우러져 훨씬 풍요로운 국악기의 화음을 만들어냈다. 중견 연주자들이 함께 한 협연무대였지만 역시 주인공은 해금연주자! 단아한 한복이 너무나 어울리는 반듯하고 한국적인 자태의 그녀는 모든 곡들을 매끄럽게 소화하며 연주를 이끌었다. 한국 전통음악에 일생을 건 이런 MZ세대 연주자에게 객석에 앉는 우리들이 할 일은 지속적인 애정과 성원으로 무대를 키워가는 일이 아닐까? 아울러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왔을까 싶은 객석의 적지 않은 외국인들의 관심과 호응은 전통예술공연에 대한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떠올리게도 했다.

다음 공연에서는 현대인의 삶의 리듬에도 어울리는 창작곡이 한두 곡 추가되어도 좋겠다. 우리 것이라 굳게 믿지만 우리에게도 친근하지만은 않은 국악 선율로 모처럼 풍요로운 밤이었다. 페친분들도 봄바람 살살 불 때 쯤 돈화문국악당으로 산책을 나서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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