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agette J
Oct 05. 2022
윤서야! 벌써 우리가 헤어진 지 일주일이 지났구나 너의 생일을 1월부터 준비하던 엄마 옆에서 너는 조금씩 소중한 사람들과 인사하며 아빠 엄마와의 이별을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던 거니? 병원에서 갑자기 아빠에게 찾아온 놀람과 아픔의 순간과 여러 가지 상황을 되짚어 볼수록 우리 똑순이 딸이 하나씩 흔적을 남기며 아빠 엄마를 이끌어 준 것 같아? 마지막 정답에 다다른 순간에도 의젓한 우리 딸의 모습에 마음이 숙연해지면서 또 하나를 배우고 감사함을 느끼네
그래도 어쩌면 윤서는 그날 떠날걸 알고 있었던 것처럼 큰 그림을 그린 걸 뒤늦게 알아차린 아빠지만 너무너무 속상해도 또 감사하기도 해 어쩌면 평생 너무 아프고 힘들고 놀라운 순간을 엄마가 아닌 아빠에게 선물해 줘서 고마워 덕분에 아빠는 또 하나의 트라우마를 저장되어 그 생각에 늘 잠 못 이루고 있지만 나중에 우리 하늘에서 만나면 멈추지 않는 뽀뽀 세례를 퍼부을 예정이니까 각오해!! 아빠도 봐주지 않을 거야!
아직 아빠는 윤서가 없는 게 믿기지 않아 윤서의 미소를 보며 함께 웃고 천사처럼 자는 모습을 보며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음을 다잡고 내일의 행복을 생각했던 소소한 하루가 아빠에겐 세상의 전부였단다 하지만 문득 떠오른 윤서의 빈자리를 보며 행복하고 감사했던 좋은 추억들이 떠오르는 게 아니라 그동안 아빠 엄마를 힘들게 하고 엄마를 고통스럽게 만들어준 나쁜 이모 삼촌들이 계속해서 생각나서 다시 나쁜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아 그 마음을 깨끗이 씻어주고 정화해 주던 니가 없으니 아빠는 이제 어떻게 해야 될까?
그래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늘 윤서를 사랑했던 많은 분들이 있어서 우리는 다시 한번 너의 인기를 실감하며 감사한 에너지도 많이 얻고 있어 하지만 마지막까지 우리 딸과 엄마에게 상처 주고 힘들게 했던 사람들 윤서의 죽음의 끝까지 가식의 가면을 쓰고 자신의 무지함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 아빠는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오랜 시간 참으면서 누르고 눌렀던 그 마음이 이제 곧 터질 것만 같아
늘 곤히 잠든 너의 옆을 지키며 한자 한자 적어가던 그 시간이 이제는 공허한 기운이 넘치는 이곳에서 쓰려니 아빠가 무슨 말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눈물을 앞을 가리며 이 슬픈 감정을 기록하고 있어 방안에 있는 나를 당장 부를 것만 같은 사랑하는 윤서야! 너와 엄마가 이뤄놓고 뿌려놨던 선한 영향력의 뿌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아빠가 잘 지키면서 화를 누르고 누르면서 살아볼게 우리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또 열심히 그렇게 지내보자? 다음 주에 아빠가 다시 찾아갈게? 무슨 일 있음 연락하고 아빠가 오늘도 내일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