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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카 Feb 28. 2022

쏘카의 10년을 1분의 영상으로 담다

쏘카 10주년 미디어데이, 모션그래픽 영상 제작기

쏘카 10주년 미디어데이,

지금까지의 10년 & 앞으로의 10년


2021년은 쏘카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하는 해였다. 2011년 제주도에서 100대의 차량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어느덧 10년이 흘렀고, 차량의 수는 18,000대가 되었다. 차량의 수가 늘어난 만큼 쏘카 서비스는 더 다채로워졌고, 이용자들도 쏘카를 통해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쏘카는 창립 10주년을 맞이하여, 그동안 쏘카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돌아보고 앞으로의 10년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는 미디어데이 행사 <NEXT MOVE>를 가졌다.




10년 만에 처음 갖는 미디어데이 행사였기 때문에, 브랜드 그룹은 쏘카의 성장 과정과 앞으로의 비전을 임팩트 있게 보여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 행사 네이밍과 비주얼 아이덴티티는 물론, 행사를 알차게 채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다. 이 중 한 가지 콘텐츠가 바로 내가 담당한 <쏘카 10주년 히스토리 영상>이었다.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영상으로 쏘카가 10년 동안 걸어온 히스토리를 소개하는 것이 메인이었다. 쏘카의 지난 발자취를 명확하게 보여주면서, 행사의 시작인 만큼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임팩트 있는 영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1부터 10까지, 핵심만 전달하는 컨셉


10년 동안 차곡차곡 성장을 거듭해 온 서비스인 만큼 히스토리 영상에 담고 싶은 이야기도 정말 많았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은 짧았기에, 어떻게 하면 중요한 내용을 기억에 남기 쉽게 전달할 수 있을지 스토리라인을 구체화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회의를 거듭하며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수많은 지표들 중 가장 중요한 정보는 무엇일지 추려보았다. 하지만 그렇게 추려낸 숫자들은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숫자의 단위도 너무나 가지각색이었다. 예를 들어, ‘10년 동안 쏘카 전체 차량이 이동한 시간 121,727,711 시간’은 보기에도 너무 복잡하고, 이 숫자를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도 분명하지 않았다. 영상에 등장하는 여러 지표들이 우리에게는 물론 보는 사람에게도 유의미한 숫자가 되어야 했기에, 미디어데이 담당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쏘카의 지난 10년을 보여줄 수 있을지 토론하고 또 토론했다.


그 끝에 탄생한 것은 1부터 10까지의 숫자를 활용하여 메시지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한다는 컨셉이었다. 한눈에 바로 들어오는 1부터 10까지의 숫자에 1등, 20%, 3분 거리 등 쏘카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키워드를 순서대로 녹여내 보기로 한 것이다. (국민 동요인 숫자송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그럼 쏘카가 전달하고 싶었던 1부터 10까지의 히스토리를 살며시 소개해 본다.


1. 1st - 모빌리티 최초의 유니콘
2. 20% - 국내 운전자의 20%가 이용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3. 3분 - 일상 속 3분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쏘카존
4. 40,000바퀴 - 사람들이 지금까지 쏘카와 이동한 거리는 지구 40,000바퀴
5. 50만 대 - 쏘카 이용을 통해 50만 대의 자가용을 대체하는 효과 창출
6. 60만 명 - 이동의 자유를 위해 쏘카 멤버십을 선택한 사람은 60만 명
7. 700만 회원 - 쏘카와 함께 이동하는 회원 수 700만 명
8. 800개 - 쏘카 이용을 통해 축구장 800개 면적만큼의 주차장을 줄이는 효과 창출
9. 900㎢ - 900㎢의 소나무 숲만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임
10. 10년 - 이동의 혁신을 위해 쏘카가 지금까지 걸어온 10년



1부터 10까지, 컨셉을 시각화하는 방법


여러 가지의 숫자와 텍스트를 깔끔하고 명확하게 전달해야 했기 때문에 영상은 타이포를 중심으로 한 모션그래픽으로 제작하기로 했다. 1분 남짓한 짧은 시간 내에 10가지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도 주요한 제작 포인트였다. 이는 빠르게 지나가는 화면에서도 내용을 잘 캐치할 수 있도록, 반복되는 레이아웃을 통해 통일감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1부터 10까지의 컨셉이 통일감 있는 레이아웃 속에서 펼쳐짐으로써 빠른 속도감에서도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캐치하도록 만든 것이다.


통일감 있는 레이아웃을 만드는 첫 번째 단계는 화면의 무게 중심을 잡는 것이었다. 한 화면에서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보여줄지에 대한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데이터 자체를 메인으로 보여주고 데이터에 따라붙는 메시지는 자막 형태로 표현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다 보니 단위를 포함한 데이터의 길이감도 제각각이고, 1부터 10이라는 메인 컨셉도 잘 읽히지 않는 문제가 생겼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해낸 방법은 바로 데이터 숫자의 등장과 퇴장에 애니메이션 효과를 주는 것이었다. 영상의 무게 중심은 데이터에 두되, 우리가 메인으로 잡은 컨셉인 1, 2, 3 ~ 10까지의 숫자 역시 데이터와 함께 잘 읽힐 수 있도록 시간차 애니메이션을 활용했다. 처음 데이터가 등장할 때는 전체 숫자가 모두 나오고, 이후에는 가장 앞자리 숫자(1, 2, 3 ~ 10)만 남긴 채 다른 숫자와 단위는 사라지는 것이다. 이러한 애니메이션을 영상 전체에 통일하여 적용함으로써 시각적인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주요한 데이터 정보와 영상의 컨셉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 


1부터 10까지의 숫자를 강조하기 위해 애니메이션을 활용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더 남아 있었다. 통일감을 주기 위해 비슷한 레이아웃을 반복해서 보여주니, 영상이 자칫 지루해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각각의 메시지를 보완해 줄 수 있는 간단한 그래픽 애니메이션을 추가했다. 일상 속 3분 거리에서 쏘카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할 때는, 쏘카 앱 지도 화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존마커가 여러 개 생성되는 모션을 넣어보았다. 또 쏘카 이용을 통해 축구장 800개만큼의 주차장 면적을 줄였다는 것을 표현하는 부분에서는 축구장 혹은 축구 유니폼을 연상할 수 있는 스트라이프 선 요소를 배경에 깔아주기도 했다. 이를 통해 통일감 있는 레이아웃 속에서도 디테일에 변주를 주어서 보는 사람이 시각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시각적인 재미를 주기 위해 존마커와 스트라이프 요소를 활용해 보았다.



소통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작업하기


영상을 제작하는 경우 작업 과정에서 스토리보드로 소통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스스로 잘했다고 평가하는 점 중 하나는, 애니메이션 작업을 들어가기 전에 스토리보드를 세분화하여 공유했고, 이를 기반으로 결과물에 대한 상호 이해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간혹 스토리보드 상에 표현된 정지된 이미지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스토리보드를 공유하고서도 서로 생각하는 결과물의 모습이 다른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스토리보드를 주요 프레임 별로 세분화하여 공유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물론 스토리보드 앞뒤로 프레임을 몇 장씩 그리는 것이 본 작업에 들어가기 전 오히려 힘을 빼는 게 아닐까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후반 작업까지 다 해놓은 상황에서 결과물에 대한 서로의 기대치가 맞지 않아 다시 작업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효율적인 프로세스였다고 생각한다.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를 맞추기 위한 스토리보드 세분화 작업



또한 예상치 못하게 발생할 수 있는 수정 역시 유관부서와의 소통을 통해 최소화했다. 예전에 쏘카 회원 600만 명 달성 기념으로 이번 10주년 히스토리 영상과 비슷한 모션 그래픽 영상을 제작한 적이 있었다. 당시 어려웠던 점 중 하나는 예상치 못한 수정 사항이 지속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데이터가 포함된 작업을 하다 보면 대외비 이슈 등 민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유관부서와 내용을 면밀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특히 후반 작업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내용이 변경되는 경우 전체 컨셉에도 영향이 갈 수 있고 수정 작업 역시 그만큼 까다로워진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사전에 데이터와 내용에 대해 수차례 유관부서와 검토를 진행한 후 작업에 착수했고, 모션 그래픽 역시 수정이 용이한 형태로 작업했다. 글자 오브젝트는 최대한 도형화를 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애니메이션을 주었고, 혹시라도 수정이 있을만한 부분이나 수정하기 까다로운 애니메이션은 후순위로 미뤄 작업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실제로 작업을 진행하면서 내용이 바뀐 부분도 있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큰 어려움 없이 유연하게 수정 사항에 대처할 수 있었다.



영상에 임팩트를 더하는 BGM


사운드는 영상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영상을 규모감 있고 임팩트 있게 전달하기 위해 어떤 사운드를 입혀야 할지 고민했다. 몇 날 며칠을 배경에 사용할 음악을 고르는데 투자했을 정도로 많은 음악을 들었고, 우리의 영상에 어울리는 음악을 골라 리스트업 했다. 많은 고민 끝에 내가 고른 음악은 행사의 오프닝 분위기를 살짝 띄워줄 수 있을 정도로 경쾌하면서 너무 가볍지는 않은, 그러면서도 집중도를 높일 수 있게 비트가 강한 음악이었다. 숫자가 나타났다 사라지며 강약을 주는 영상의 움직임과도 잘 어울렸고, 영상의 다채로운 움직임을 더 돋보이게 해 주는 역할을 하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미디어데이 행사에 앞서 쏘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내부 10주년 행사에서도 이 영상을 선보였는데, 많은 임직원들이 영상의 웅장한 비트에 자랑스러움을 느꼈다는 의견을 전달해 주어서 뿌듯함이 배가 되었다.


이쯤에서 쏘카 미디어데이 <NEXT MOVE>의 오프닝을 장식한 10주년 히스토리 영상을 꺼내본다. BGM은 물론 1부터 10까지의 컨셉이 쏘카의 지난 발자취와 어떻게 결합되었는지 눈여겨 봐주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영상을 제작하며 마냥 즐겁게, 또 효율적으로만 일했던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내가 영상 전문가는 아니다 보니 퀄리티에 대한 아쉬움은 존재했다. 어떤 부분을 해소하면 영상이 더 디벨롭될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맴도는데, 그게 도대체 무엇인지 몰라 답답하기도 했다. 브랜드그룹의 동료들이 비주얼이나 메시지적인 측면에서 피드백을 주어서 더 깔끔하고 명확한 영상이 탄생했지만, 영상적으로 보다 전문적인 피드백을 받았다면 조금 더 좋은 퀄리티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그래서인지 다양한 레퍼런스뿐만 아니라, 지나가면서 보이는 풍경에서도 어떤 것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는지, 저 풍경이 좋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더 주의 깊게 보게 되었다. 그런 시선 하나하나가 모여 언젠가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하며 말이다. 영상은 단기간에 성장하기에는 어려운 영역이다. 하지만 지난 600만 회원 달성 기념 영상보다는 이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더 퀄리티 있는 영상을 만들어냈고 더 좋은 평가도 받았다. 이 역시 조금씩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쏘카가 10년 동안 차근차근 성장했고 앞으로의 10년을 그려 나가듯이, 나 역시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 더 멋진 결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Written by. 브랜드디자인팀 레리

쏘카스러움을 고민하고 비주얼로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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