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Condition Postmoderne
"이 저술의 연구 대상은 가장 고도로 발전한 사회에서의 지식의 조건이다. 나는 이 조건을 기술하기 위해 포스트모던(postmoderne)이라는 용어를 쓰기로 했다. 이 용어는 현재 미국의 사회학자와 비평가들 들사이에서 통용되고 있다. 이 단어는 19세기말 이래 과학, 문학, 예술 분야의 게임 규칙들을 바꾸어 놓은 여러 변화들과, 그 변화에 따른 현대 서양의 문화 상태를 지칭한다. 본 연구는 이 같은 변화들을 서사의 위기라는 문맥 속에 위치시길 컷이다."-포스트모던의 조건 p.19
"과학은 언제나 서사와 갈등 관계 속에 있어 왔다. 과학의 잣대를 들이대면 대부분의 서사는 우화로 판명된다. 그러나 유용한 규정들의 진술에만 스스로를 한정시키지 않고 진리를 추구하는 한, 과학은 스스로의 게임 규칙을 정당화해야만 한다. 그래서 과학은 스스로의 지위에 관한 정당화의 담론, 즉 철학이라는 담론을 생산한다. 나는 이런 종류의 메타 담론(metadiscours)에 근거해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모종의 거대 서사(grand recit)에 공공연히 호소하는 모든 과학을 지칭하기 위해 '근대적(moderne)'이라는 용어를 쓰겠다. 거대 서사에는 정신의 변증법, 의미의 해석학, 합리적 주체 혹은 노동 주체의 해방, 또는 부의 창조들이 있다. 예를 들어, 진리치를 갖는 어떤 진술의 발신자와 수신자 간의 합의(consensus)라는 규칙은 합리적 정신들 사이에 만장일치가 가능하다는 조건 속에서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것이 계몽서사이다. 계몽 서사에서 지식의 주인공은 보편적 평화라는 선의의 윤리-정치적 목적을 지향한다."-포스트모던의 조건 p.19
"아주 단순화해서 표현하면, 나는 포스트모던(postmoderne)을 거대 서사에 대한 회의라고 정의한다. 이 회의는 의심할 여지없이 여러 과학 진보의 산물이다. 그러나 과학의 진보 또한 회의를 전제한다. 메타 서사라는 정당화 장치의 퇴화에 가장 두드러지게 상응하는 것은 형이상학과 과거 그에 의존했던 대학 제도의 위기이다. 서사기능은 이제 그것의 기능소와 위대한 영웅, 그리고 그것의 큰 위험 요소들과 장엄한 항해, 위대한 목적 등을 상실해 가고 있다. 그것은 서사적 언어 요소들의 구름, 즉 서사적이며 동시에 지시적이고 규범적이며 기술적인 언어 요소들의 구름 속으로 흩어져 나가고 있다. 각각의 구름 속에는 그 종류의 구름에만 고유한 화용적 경합가들(valences pargmatiques) 이 실려 있다. 우리들 각자는 이 결합가들의 교차점에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반드시 안정된 언어 조합들을 성립시키는 것은 아니며 우리가 성립시키는 조합들의 속성이 반드시 소통 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미래사회는 구조주의나 체계 이론과 같은 뉴턴적 인간학의 영역에 들어맞는 사회라기보다는 언어 입자들의 화용법에 더 잘 들어맞는 세계이다. 거기에는 서로 다른 여러 가지 언어 게임들, 다시 말하면 언어 요소들의 이질성이 있다. 그것들은 이런저런 요소들을 혼합한 제도들과 국지적 결정만 탄생시킬 뿐이다." -포스트모던의 조건 p.21
"우리는 다소 익살스럽게 과학 지식이 '위기 해결', 즉 결정론의 위기 해결을 추구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결정론은 수행성을 통한 정당화가 기초해 있는 가정이다. 수행성은 투입/산출의 비율에 의해 정의되므로 투입이 이루어지는 체계가 안정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리고 그 체계가 도함수를 포함하는 연속 함수로 표현될 수 있는 규칙적 '행로'를 따름으로써 산출의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전제도 깔려 있다. 이것이 효율성의 실증주의 '철학'이다. 나는 정당화에 관한 마지막 논의를 쉽게 하기 위해 이런 효율성 철학과 반대되는 증거로 뚜렷한 몇 가지 예를 제시해 보겠다. 간단히 말해서 이렇게 하는 목적은 몇몇 실례를 기반으로 해서 포스트모던 과학 자삭 그 자체의 화용법이 수행성 추구와는 별 관계가 없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려는 것이다. 과학은 실증주의적 효율성을 통해 전개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증거리르 가지고 작업한다는 것은 반증, 다시 말해 이해되지 않는 것을 추구하고 '창안'해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명제를 지지한다는 것은 '역설'을 찾아내고 추론 게임에서 새로운 규칙으로 그것을 정당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경우에도 효율성 그 자체가 추구되지는 않는다. 효율성은 기금 기부자가 마지막으로 해당 문제에 관심을 갖기로 결심했을 때 남게 되는 여분으로, 그것도 때로 뒤늦게 나타난다. 그러나 모든 새로운 이론과 가설, 그리고 고새로운 진술과 관찰에 언제나 반드시, 그것도 반복적으로 나타는 것이 정당성의 문제이다. 왜냐하면 이런 과학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철학이 아니라, 과학 스스로에게 그 질문을 제기하는 것은 다름 아닌 과학 자체이기 때문이다. -포스트모던의 조건 p.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