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마다
'사무실 가면 잠깐만 누워있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와서는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진한 커피 한잔을 들고 책상에 앉습니다. 밝은 창가 쪽에서 음악도 틀어보고요. 어젯밤 짜 놓은 일정에 변동은 없는지, 진행 중인 일정들은 마무리가 되어가는지 차근차근 살펴봅니다.
미팅을 끝내고 계약서가 안 오는 느린 업무 스타일을 갖고 있는 업체들과의 통화를 줄줄이 하고, 옥신각신하던 디자인 의뢰는 결국 비용만 지불하고 직접 해내고야 말고요.
남의 생각을 반영해 창조하는 일들은 참 어려운 일인데, 당장 돈만 받으면 된다는 마인드의 가짜 디자이너는 그렇게 들통이 나고 시간을 아끼기 위한 지출은 공기 중으로 날아가기도 합니다.
진취적으로 생각하라지만
현실의 매일은 '지금'을 지켜내기도 힘든 순간이 많으니까요. 지금의 시간들이 앞으로를 달라지게 하겠지만, 보장은 없으니까. 고민하다가 다른 일만 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뒤로 돌아서 또 이렇게 달려봅니다.
사람을 마주하는 일은 20년째 어렵고, 비대면 시대라면서 사업 미팅은 다 찾아오고요. 해보지도 않은 사람의 조언이나 충고는 받고 싶지 않을 만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달라진 시간을 잘 받아들이고 사는 만큼 좋은 시간들이 다가오길 아주 많이, 보다 간절하게 바라봅니다.
오늘부터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