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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영 Aug 03. 2023

서비스 마인드와 일의 의미

유럽 여행 중에 느낀 친절에 대한 다른 이해 그리고 서비스 마인드 

서비스 마인드와 일의 의미



7월 아들과 함께 훌쩍 떠난 유럽여행. 

유럽이 우리와 다르다는 이야기는 출발 전 이미 가이드에게 들었고, 유튜브를 통해서도

다수 접할 수 있었기에 마음 준비 단단히 하고 떠났다. 


첫 목적지는 로마 공항. 

일행들은 모두 입국 수속 마치고 짐을 찾고 있지만 아들이 만 14세 미만이라 다른 통로로 나와 

입국 심사를 받아야 했다. 아이가 걱정할까 봐 엄마인 나도 동행했고 나오는 통로가 달랐기에 공항 도착 

시작부터 일행과 멀어질까 봐 마음이 초초했다. 


16번에서 심사를 받으라고 안내를 받았는데, 통로 끝으로 나와보니 눈앞에 15번이 보였다. 옆에 16번도 있었는데 어디서 심사를 받아도 상관없을 거라는 생각에 15번에서 심사를 받았고, 아들의 여권을 확인하고 심사한 이후 이분은 아들 여권을 던지며 돌려주었다. 

헉~! 이게 뭐지? 한국에서는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눈앞에 벌어졌다. 

왜 던지는 거야? 싶었고 내 여권도 보여 주었는데, 던지지 않고 주었으니 이건 이분 습관인지 감정 표현인지 

뭐 도통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심사를 마치고 나서 알게 된 건 15번 심사에 클로즈라는 글이 쓰여 있었는데, 쉬려고 하는데 우리가 막 도착했거나 아니면 클로즈를 못 보고 우리가 여권을 들이밀었던 모양이다. 우리의 잘못이거나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아들과 나는 상황을 이해했다. 


  그 후 만난 이탈리아 분들은 감정 표현이 정말 솔직했다. 우리나라의 서비스와는 달리 자신의 감정을 속이며 응대하는 직원은 없었다. 기분이 나쁘면 표정에 드러났고 그런 생생한 서비스를 받으며 오랜 시간 친절 교육을 받은 나는 혼란스러웠다


  그들이 서비스업종임에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던 이유는 문화 차이도 있지만 일을 대하는 태도에도 있다. 가이드의 설명으로 유럽은 직업의 귀천이 없다고 한다. 부모님이 운전하셨으면 자식도 자연스럽게 운전을 하고 자신의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우리처럼 부모는 식당을 했지만 너만큼은 다른 일을 해라! 하는 문화가 아니다 보니, 자신감이 있다 보니 원칙에 어긋나는 고객을 만나서는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원칙에 어긋나는 이라는 나름의 기준이 있다. 우리처럼 좋은 게 좋은 거야. 고객의 요구니까 들어주는 거야 그런 거 없다. 그랬다가는 거스름돈 던지며 받을 준비 해야 할 것이다. 


한 편으로는 그래도 상대방 기분을 생각하며 대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도 들지만, 원칙에서 벗어난 요구를 하는 사람의 기분을 이들은 살피지 않는다. 


유럽여행을 돌아보며 서비스 마인드와 일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가 생각하고 기대하는 서비스는 고객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다. 그런 행동이  습관처럼 자리 잡기 위해 서비스 마인드 교육을 한다. 물론 고객의 기분을 좋게 하고, 고객의 재방문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서비스인의 업무이다. 하지만 원칙과 기준을 어기는 고객,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에게 까지 우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맞을까? 


고객의 감정이 소중하듯 직원의 감정 또한 존중하는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직업의 귀천이 없는 그들의 마인드는 높이 산다. 서비스를 대하는 우리의 인식, 그리고 기업에서 요구하는 서비스 마인드의 기준에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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